[미디어펜=김동준 기자]23일 오전 타계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향한 청와대와 정치권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한국 현대 정치사에 남긴 고인의 손때와 족적은 쉬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고인을 기렸다. 

또 "시와 서화를 즐겼던 고인은 걸걸한 웃음으로 각박하고 살벌한 정치의 이면에 여백과 멋이라는 거름을 주었다"며 "고인의 존재감 만큼이나 그의 빈자리는 더 커 보일 것이며 우리는 오래도록 아쉬워할 것"이라고도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박범계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우리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김 전 총리의 별세를 국민과 함께 애도한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5·16 군사 쿠데타, 한일 국교정상화, 9선의 국회의원, 두 차례의 국무총리, 신군부에 의한 권력형 부정축재자 낙인, 자민련 창당, 3김시대 등 고인의 삶은 말 그대로 명암이 교차했다"며 "가히 한국 현대사를 풍미했다 할만하고, 고인의 별세로 이제 공식적으로 3김시대가 종언을 고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또 "고인의 정치 역경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살아가는 후대에게 미뤄 두더라도 고인은 한국 현대사 그 자체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김성원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고인께서는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경제발전을 통해 10대 경제대국을 건설하는데 큰 역할을 하셨다"며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타계하셔서 더욱 마음 아프고 고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해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이승의 무거운 짐은 이제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십시오"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논평을 내고 고인을 향한 애도를 표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고인의 영면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한 축이었던 3김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며 "역사의 단절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미래로 연결된 하나의 출발점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고인이 생전에 바라왔던 대한민국 정치발전, 내각제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발전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과제로 남았다"며 "정치변화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어느 때보다도 거센 지금, 고인이 대한민국 정치사에 남겼던 큰 걸음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할 때"라고도 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DJP 연합을 통해 '국민의정부' 출범에 크게 기여했다"며 "두 번의 국무총리와 9선의 국회의원으로서 국가를 위해 헌신해 온 한국 현대사의 거목"이라고 했다. "고인은 정계 은퇴 후에도 국가의 원로로 나라의 대소사에 방향을 제시하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도 평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을 애도했다. 그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영욕을 체현하신 장본인. 개인으로서는 많은 능력과 매력을 지니셨던 분"이라며 "부족한 저에게도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셨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김 전 총리의 별세 직후 "장례를 부족함 없이 지원하라"고 총리실에 지시하기도 했다.

   
▲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8시 15분 별세했다. 향년 92세. 사진은 고 김 전 총리(맨 오른쪽)가 1999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 초청 전직 대통령 오찬에 참석한 모습. 왼쪽부터 노태우, 최규하, 김대중, 전두환, 김종필.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