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주공장 생산 16만여대 중 66%인 11만대 미국 수출
25% 관세 부과시 생산라인 중단 우려…후속모델 출시일정도 차질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기아자동차의 대표적인 수출 차종 중 하나인 쏘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관세폭탄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특히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쏘울 풀체인지 모델은 신차 프로젝트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 쏘울은 전량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생산라인 한 곳이 멈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22일까지 수입산 자동차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대한 이해 관계자 의견서를 받았으며 내달 19~20일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는 미국 중간선거(11월) 이전인 9월쯤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무역확장법이 현실화하면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는 최대 25%까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영향권이 있지만 공장별로는 기아차 광주공장이 가장 큰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대표적인 수출 차종은 박스카 쏘울이다. 쏘울은 국내에서는 판매가 부진하지만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인기가 높은 차종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쏘울은 2009년 2월 미국시장 출시 첫 해 3만1621대 판매를 시작으로 미국 박스카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며 2011년부터는 매년 1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지난해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된 쏘울은 총 16만5508대였으며, 그 중 3분의 2(66.2%)에 해당하는 10만9625대가 미국 시장으로 수출됐다. 미국 외에 연간 1만대 이상 팔리는 지역은 러시아(1만2661대), 캐나다(1만2042대) 정도다. 지난해 쏘울 내수판매는 2995대로 전체 생산량의 1.8%에 불과했다. 

미국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하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갑자기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중형차를 대형차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면서 "미국에서 판매가 가능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쏘울 수출길이 막히면 기아차 광주공장도 무사할 수 없다. 회사측은 관세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라인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기아차는 수천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쏘울 풀체인지 모델을 개발해놓은 상태로, 올 하반기 국내와 미국 등 주요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신차 판매 시작부터 25%의 관세 부과로 가격경쟁력을 잃게 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애초에 미국 시장이 주력인 차종인 만큼 신차 프로젝트 자체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울은 단일 생산차종 중 미국 수출비중이 가장 큰 차종"이라며 "25%의 관세를 맞으면 사실상 미국 내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광주공장 생산라인도 중단될 우려가 있고 하반기 신차(풀체인지 모델) 일정까지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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