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기우뚱한 모습을 보이던 세계 경제의 양대축인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균형을 맞출지 관심이다.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져있었던 유럽 경제가 이번 부양책으로 다시 성장 가도를 달릴지가 이번 정책의 관전 포인트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부양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디플레이션으로 고생하던 유럽 경제가 유동성을 공급 받음으로써 경기 회복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 이미 예상했던 것으로 그 효과가 미국 양적완화 만큼 될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다는 전망이다.

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ECB는 기준금리를 기존 0.25%에서 0.15%로 낮추고 초단기 예금금리를 0%에서 -0.1%로 내렸다.

   
▲ 지난 주말 ECB는 기준금리를 기존 0.25%에서 0.15%로 낮추고 초단기 예금금리를 0%에서 -0.1%로 내렸다/뉴시스

그리고 4천억 유로 규모의 LTRO(장기저리대출)을 시행하는 등 시장의 예상을 맞춰 주었고, 드라기 총재는 여차하면 국채매입과 같은 미국식 양적완화 정책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같은 유럽의 유동성 공급 정책에 시장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의 증시는 모두 올랐고 휴일을 마감하고 개장한 우리 증시도 장초반 2000선을 넘는 등 반기는 분위기다.

ECB 정책의 핵심은 기준금리와 초과지준 예금금리를 내리는 부양책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유동성을 풀어 유로화 강세를 되돌리고 실물경제 회복을 이끌겠다는 속내다.

이트레이드 최광혁 연구원은 "ECB 정책은 전체적으로 인플레이션 쪽으로 반응한 것이고 주가에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전에는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이번 ECB는 자산가격 상승 시켜 인플레를 올리겠다는 것으로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수준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경제 성장률을 높이고 디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2010년 1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총 6000억달러를 투입해 미 국채를 매입하는 2차 양적완화 정책을 펼친 바 있다.

   
▲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ECB의 경기 부양책으로 국내 증시에 외국인이 컴백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때도 외국인이 우리 증시에 들어오는 효과를 가져왔기 떄문이다/뉴시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ECB의 경기 부양책으로 국내 증시에 외국인이 컴백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때도 외국인이 우리 증시에 들어오는 효과를 가져왔기 떄문이다. 실제로 이날 우리 증시에도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는 효과를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공급은 우리 증시에 외국인 매수세로 나타났다"며 "이번에는 유럽이 동참한 그림이기 때문에 외국인 수급에 대한 기대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평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