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은 16강 탈락 문턱에 서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은 F조에 속해 조별리그 2경기를 치렀고 2연패를 당했다. 스웨덴에 0-1로 졌고, 멕시코엔 1-2로 패했다.

한국의 자력에 의한 16강 진출은 불가능하다. 마지막 3차전 독일전에서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주면 골득실이나 다득점 등을 따져 16강에 갈 수 있다는 '수치적 희망'만 남은 상태다.

한국의 부진에 대한 비판과 분석이 쏟아졌다. 전술 미비, 선수 기용 실패, 수비에서의 실수, 골 결정력 부족 등을 지적받고 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여기에 더해, 통계에 의해 한국의 부진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제시됐다. 영국 스포츠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25일(현지시간) 조별리그 2경기 종료 시점에서 이번 월드컵 참가 32개국의 선수 1인당 평균 뛴 거리를 분석했다. FIFA(국제축구연맹)의 자료를 인용해 밝힌 이 분석에서 한국대표팀의 문제점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선수당 뛴 거리가 평균 7.219㎞로 나타났다. 대회 출전 32개국 가운데 하위권인 28위다. 

가장 많이 뛴 나라는 개최국 러시아로 선수당 8.328㎞를 뛰었다. 2위 세르비아(8.327㎞), 3위 덴마크(8.211㎞) 등 뛴 거리가 많은 팀들과 비교하면  한국 선수들은 무려 1㎞ 이상 적게 뛴 셈이다.

한국보다 적게 뛴 팀은 아르헨티나(7.212㎞), 콜롬비아(7.203㎞), 나이지리아(7.153㎞), 파나마(6.754㎞) 등 4팀뿐이다. 아시아 대표로 참가한 5개팀 가운데도 한국은 꼴찌다. 호주가 8.057㎞나 뛰었고, 일본도 한국보다 더 많은 7.371㎞를 뛰었다.

물론 선수들이 많이 뛰어다닌다고 꼭 이기거나 좋은 성적을 내지는 않는다. 축구는 골을 많이 넣고 실점을 적게 해야 이기는 경기다.

그러나 선수 개인 기량이나 객관적 전력이 열세인 팀이 강한 팀을 상대로 이기려면 한 발이라도 더 많이 뛰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 표=스카이스포츠


특정 공격수 한두 명이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공을 갖지 않는 선수도, 공수에 가담하면서 부지런히 뛰어다녀야 찬스를 만들고 수비에 도움을 주면서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유럽에서도 변방에 속하는 개최국 러시아가 1, 2차전에서 2연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을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선수들이 더 많이 뛰어다니며 그라운드에서 가진 힘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3차전 상대 독일도 7.867㎞를 뛰어 전체 6위에 오를 정도로 선수들의 활동량이 많은 팀이다. 

한국이 독일전에서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놓치지 않고 선전하려면 선수들이 더 많이 뛰어다니는 것에서부터 실마리를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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