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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예멘난민 '혐오' 확산…"인권 문제" vs "온정주의 안돼"
'예멘인 난민 인정율' 2.3% 불과하지만 SNS 가짜뉴스 돌고 반대 목소리 커져…법무부 "엄정 심사할 것"
승인 | 김규태 기자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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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6-26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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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규태 기자]제주도에 들어와 난민인정 심사를 신청한 예멘인 486명의 처리를 놓고 이슬람교와 난민에 대한 혐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제주도 불법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무사증 입국·난민신청허가의 폐지·개헌'을 촉구하는 청원은 등록 6일만에 30만명을 돌파하면서 청와대 공식답변이 예정됐고, 최근 3일간 6만명이 더 늘어나 44만명에 육박하고 있다(26일 오후1시 기준 43만8006명 참여).

한 20대 청년은 오는 30일 서울에서 '이슬람난민 수용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인데 여기에 참석하겠다는 댓글은 해당 블로그 공지글에 2100개 이상 달렸고, 온라인카페 '제주맘' 또한 30일 오후7시에 제주시청광장 앞에서 난민문제 개선을 위해 촛불집회를 자발적으로 열기로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6일 오전 도청 기자실을 찾아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거나 난민으로 인정되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난민은 국가적 문제"라며 "난민 심사 후 예멘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을 국가적으로 어떻게 조율할지 법무부 차원에서 국가 현안으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멘 난민 인정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이슬람 및 난민 전체에 대한 혐오로 확산되는 이유로, 2013년 난민법 제정 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국내 난민신청 건수를 비롯해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이슬람 난민들로 인한 유럽의 성폭행 사건 폭증' 소식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로 인해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유럽이 이슬람 난민들에게 당한 모습을 보고도 정부가 온정주의를 내세워 난민을 수용하려고 한다"는 주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타지역과 달리 '아랍인 공동체'가 전무한 제주도 도내 여행사에는 제주방문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이에 대한 반론도 다수 나오고 있다. 난민으로 인해 스웨덴에서 성폭행 사건이 15배 가까이 폭증했다는 것은 가짜뉴스이고, 국내 난민신청 건수가 2013년 1574명에서 2017년 9942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실질적인 난민 인정률은 매우 낮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률은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한국이 최초로 난민 신청을 받은 1994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신청자는 4만470명이었고 이중 심사를 마친 2만361명 중 난민으로 인정받아 한국에 주재한 난민은 839명(인정률 4.1%)에 그쳤다.

이번에 제주도에서 문제가 불거진 예멘 출신 난민 신청자의 경우 지금까지 총 982명이었고 이 중 2.3%인 23명만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김도균 제주출입국·외국인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긴급 상황인 예멘인들부터 심사할 예정이고 하루에 2∼3명을 심사할 것"이라며 "개별 면접 및 관계기관을 통해 이들의 '가짜 난민' 여부를 확인하는 등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심사할 것이다. 영상 녹화도 있고 재판 증거로도 들어간다. 법과 원칙에 따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난민 불인정 후 제주도를 벗어나 전국에 넘어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불인정되면 돌아가야 하는데 이의신청 절차가 있고, 이에 이의신청한 사람도 사유를 봐서 출도제한 조치를 풀지 결정하게 된다"며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은 이번 '난민 수용 반대' 논란에 대해 정부의 신중한 판단과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김대근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난민은 인권의 문제"라며 "난민 혐오가 폭발적인 수준이라 걱정되는 면이 있다. 정부가 여론에 좌지우지되기보다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김 박사는 "통상 '정황 정보'로 불리는, 난민의 박해 여부를 알려주는 지역 정보가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정부의 정황정보 체계가 미흡하게 구축되어 있다"고 우려했다.

김 박사는 이어 "난민이 아닌 자들은 여러 제도를 통해 신속하게 다른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고 반면 난민이 분명한 경우는 더 빠르게 난민 심사를 진행해서 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황기식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이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어느 정도 규모의 난민을 수용할지 여부를 적극 논의할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난민협약에 가입하고 난민법을 제정해 예멘인 등 난민들을 보호할 국제의무가 있다. 법무부의 출도제한조치로 당분간 제주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예멘인들은 향후 난민인정 심사를 6개월에서 8개월간 마칠 때까지 강제추방되지 않는다.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난민심사를 엄격하고 신중히 판단하되, 조속히 끝낼 방침이다. 향후 사태의 추이에 따라 이슬람 및 난민 수용에 대한 혐오 목소리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 사진은 2016년 9월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난민기구(UNHCR)가 사우디 인도주의구호센터(KSrelief)를 통해 예멘 난민들에 대한 안전한 보호지원조치를 하는 모습./사진=국제이주기구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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