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브라질의 펠레와 함께 남미 축구의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세계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였다.

마라도나는 축구를 잘하기도 했지만 '신의손' 논란으로 더욱 세계적으로 화제의 중심이 된 바 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 대표로 출전한 마라도나는 후반 선제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 이 골은 마라도나가 헤딩을 하기 위해 점프했으나 머리가 미치지 못하자 손으로 볼을 쳐서 넣은 것이었다.

방송 중계 화면에 선명히 잡힌 장면이지만 주심은 그대로 골로 인정했다. 비디오 판독(VAR)이 도입된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라면 어림없는 일이겠지만, 그 때는 그랬다.

경기 후 마라도나는 핸드볼 골 논란에 "그 골은 신의 손에 맞고 들어간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마라도나의 연관 검색어에 '신의손'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 아르헨티나의 16강 진출을 기뻐하며 마라도나가 SNS에 올린 이미지. /사진=마라도나 공식 페이스북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마라도나의 '손(가락)'이 계속 화제를 낳고 있다. 조국 아르헨티나를 위해 손으로라도 골 넣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축구황제' 마라도나가 아니라, 손(가락)으로 온갖 기행을 일삼는 추하게 늙은 마라도나의 모습을 잇따라 보여 올드팬들에게는 씁쓸함을 안기고 있다.

마라도나는 27일 새벽(한국시간)에 열린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의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3차전 경기를 직관 응원하면서 또 구설수에 오르는 행동을 했다. 

아르헨티나가 16강 탈락 위기에 몰렸다가 후반 41분 로호의 극적인 결승골로 2-1로 이겼다. 아르헨티나의 16강행 기쁨을 만끽하던 마라도나는 갑자기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욕설 행위를 했다. 나이지리아 팬들 또는 자신을 향해 야유를 보낸 이들을 향한 행동으로 보였는데, 이 장면은 방송과 외신 사진 등에 그대로 포착됐다. 마라도나가 또 한 번 전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한 것이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마라도나의 '더러운 손'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6일 열린 아르헨티나의 조별리그 첫 경기 아이슬란드전에서는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한국팬들을 향해 '손'으로 눈을 찢는, 인종차별 행위를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경기장 내에서 시거를 '손'에 들고 태연히 흡연하는 모습이 포착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마라도나는 현역 시절 현란한 드리블 발기술, 작은 키에도 매섭게 솟구쳐 날리던 헤딩슛도 모자라 역사에 남을 월드컵 '신의손'으로 수많은 축구팬들을 열광케 했다. 그랬던 마라도나의 손이 이제는 구설수를 양산하고 있으니 이 축구영웅께서는 '손조심'을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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