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A/S센터 고객 신뢰 회복 필요…균일한 A/S품질 갖춰야
공식 A/S망 여전히 소원…대체 방법 지원 필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20%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지난 1988년 수입차 시장을 전면 개방한 이후 30여년 만의 성과다. 최근에는 한국시장 보다 3배나 큰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의 수입차 판매량을 넘어서는 기염을 뿜었다. 초기 5곳에 불과했던 수입차 브랜드는 현재 26개 500여모델로 증가했고 이런 다양성에 힘입어 매년 20%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수입차 모델의 다양화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하지만 급속도로 성장하며 문제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정가를 알 수 없는 차량가격과 수익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사회공헌 등 문제점들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수입차 20만 시대 명암'이라는 주제로 이같은 문제점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봤다.<편집자 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국내완성차 시장에서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수입차가 안정된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고객들의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 중 대부분이 수입차를 떠올리면 사후관리의 어려움을 문제로 꼽으며 여전히 국산차량을 선호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런 문제로 수입차 오너가 국산차로 변경하는 등의 사례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 국내완성차 시장에서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수입차가 완선한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고객들의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사진=인피니티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수입차 업체들의 서비스센터 숫자는 브랜드를 막론하고 약 530여 곳으로 판매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A/S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절반가량은 간단한 소모품 교환과 일상 정비 등을 담당하는 '자동차 전문 정비 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수입차 총 등록 대수가 187만대임을 감안하면 서비스센터 한 곳이 약 4000대에 이르는 차량을 담당해야 하는 계산이 나온다. 이마저도 수입차 브랜드별 균일한 분포가 아니고 업체마다 상이하다. 이에 수입차 소유주들이 사후관리를 받기 위해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호기심에 수입차를 구매한 뒤 이후에 다시 국산차로 복귀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산차들의 성능향상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가 높은 유지비와 어려운 사후관리다. 

직장인 A(39세·남)씨는 수입차 운전자였지만 1년 전 국산차량으로 변경했다. 그가 차량을 변경한 가장 큰 이유는 몇 년전 수입차와 관련해 디젤게이트 등과 같은 이슈들 때문에 발생할 차량의 감가삼각비와 그동안 유지보수를 위해 사용한 비용 때문이었다. 

그는 “센터에 차량을 입고시키기 위해서는 예약은 필수이고 급하게 문제가 발생하면 처리하는 데 곤란한 상황이 많았다”며 “한번 방문하면 보통 수십만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하는 게 걱정돼 방문이 망설여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수입차를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직장인 B(35·남)씨는 현재 국산차량으로 복귀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국산차를 줄 곳 몰아오다 지난해 수입차를 구매한 B씨는 유지관리에 사용되는 비용 때문에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B씨는 “국산 중형차량을 탈 때는 엔진오일을 교체 할 때 고급합성유를 사용해도 10만원이면 가능했지만 수입차는 기본 오일로 교체해도 2배가 넘는 비용이 발생 한다”며 “이마저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센터에 방문하기도 힘들어 곤란한 상황이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수입차량의 수리비용이 높은 것은 부품비용과 함께 높은 공임비용이 이유로 꼽힌다. 문제는 높은 공임비를 지출한다는 것보다 균일한 수리 완성도가 나오지 않아 수입차 운전자들의 경우 괜찮은 센터정보를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돼 있다. 


   
▲ 일부 브랜드에서는 숙련된 정비사를 배출하기 위해 자체적인 경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렉서스


여전히 불규칙적인 수리 완성도 때문에 정식 A/S센터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수입차 신뢰도는 높아져도 A/S신뢰도는 낮은 상태다. 

이에 일부 운전자들은 보증기간이 남아있어도 사설정비업체를 찾는 이들도 있고 보증기간까지만 눈물을 머금고 정식센터를 찾는다는 운전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설 업체들의 경우 동호회에서 정보공유를 통해 소개받는 곳들이다. 이런 사설 업체들은 자신의 차량을 A/S센터보다 오랜 기간 동안 정비해본 경험을 토대로 차량을 관리해 주기 때문에 정식 센터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정비사들의 전문화가 우선적인 과제로 꼽힌다. 

현재 이런 과정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는 BMW와 토요타, 렉서스 등 일부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자체적인 경진대회 등을 통해 숙련된 기술자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롭게 배출되는 숙련정비사들도 이미 국내 시장에 돌아다니는 구형모델까지 완벽하게 마스터 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사설업체들도 정식센터와 같이 인정을 해주는 제도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정식 센터 이외에 인증된 센터가 존재해 이곳에서도 본사가 정한 보증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기술력 문제로 이런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이 해결 돼야 국내시장에서 철새고객이 아닌 꾸준히 신뢰받는 자동차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차량의 성능이 수입차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지며 완성차 업계는 고객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 사후관리로 고객의 신뢰를 잃어버리면 향후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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