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직을 맡은 안상수 의원./사진=안상수 의원실 제공


[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이 위기에 몰렸다. 일각에서는 6·13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한국당을 두고 '보수의 몰락'이라고 지칭하기까지 한다. 이에 한국당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릴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3선의 안상수 의원을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27일 국회에서 미디어펜과 만난 안 준비위원장은 "한국당이 어려우면 보수우파가 흔들리고, 보수가 흔들리면 나라가 어려워진다"며 "이번에야말로 당 재건을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국당은 백척간두에 서 있다"며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 준비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현재 한국당이 겪고 있는 계파갈등 양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복당파 의원 모임에서 박성중 의원의 '스마트폰 메모'가 파문을 일으키며 계파갈등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안 준비위원장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최고조에 달했던 계파갈등은 지선 이후 '이제는 안되겠구나' 하는 분위기 속에서 봉합이 되어가던 찰나였다"며 "그러던 와중에 해프닝처럼 박 의원의 스마트폰 메모 사진이 찍힌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좀 잠잠해진 것 같다. 고비가 지나갔다고 평가한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그는 계파갈등 완화를 위해서는 당 지도부와 곧 들어설 혁신비대위의 역할이 중요함을 언급했다.

안 준비위원장은 "불편한 진실이지만 계파갈등을 완화시키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공천제도라고 본다. 이는 여야를 막론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라며 "지도부와 가까운 사람을 공천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배제하는 역사는 이제 단절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한 "이번 혁신비대위에서 건의할 수 있는 안은 공천을 국민께 돌려드린다는 것"이라며 "'상향식 공천'을 당헌·당규로 정한다면 결국 '얼마나 지지를 받느냐'는 것으로 공천의 패러다임이 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 준비위원장은 이 같은 과제를 풀어야 할 비대위원장으로 당의 화합을 만들어낼 수 있는 리더십 있는 인재를 데려올 뜻도 밝혔다. '네거티브 방식'으로 비대위원장 후보를 추려냄으로써 인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당 내 의견차를 줄이겠다고도 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은 비록 국민의 눈높이에는 조금 못 미치더라도 당을 잘 수습하고 봉합, 화합해서 이끌어나갈 수 있는 리더십있는 분이었으면 좋겠다"며 "당 내에 어떤 세력에서도 특별히 '비토'하는 분은 선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무조건 젊고 새로운 사람이라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을 데려온다 하더라도 당과 교감이 안되고 겉돌다 보면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은 당이 제 모습을 찾아야만 전당대회 때 좋은 분들이 경쟁할 수 있는 모습이 만들어진다"고 부연했다.

안 준비위원장은 혁신비대위 출범이 한국당에 가져올 궁극적인 변화를 '국민으로부터의 지지를 다시금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민생을 위하는 정당으로 혁신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비쳐지기를 계파·당권싸움만 하는 것으로 국민께 보여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 그리고 민주주의와 안보라는 개념이 보수우파가 가지는 지향점"이라며 "일각에서는 보수우파는 서민을 향한 정책에 무관심한 것 아니냐고 우려하지만 민생이라는 방향성에 있어서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맞닿아 있다"고도 말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안 준비위원장은 보수우파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국가의 미래와 연관돼 있음을 강조했다. 혁신비대위가 구성된 이후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밑그림을 잘 그리는 게 준비위원회의 역할임을 설명하기도 했다.

안 준비위원장은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그동안 산업화 세력과 우파를 대표해 왔다.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좌우 날개가 튼튼해야 한다"며 "서로 균형을 맞춰야만 발전동력이 생겨날 수 있기에 보수정당을 살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 비대위가 출범했던 사례를 살펴보면 솔직히 실패했던 사례가 많았다"며 "이번에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혁신비대위를 구성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준비위를 먼저 띄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벤트식으로 사람을 모셔다 놓고 하기보다는 사전에 면밀히 준비하는 게 혁신비대위 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안 준비위원장은 지선 패배의 원인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한국당의 대응 미숙을 꼽았다. 지선을 앞두고 해빙기에 접어든 남북관계에 있어 공세 일변도의 입장을 취한 한국당에게 패착이 있다는 설명이다.

안 준비위원장은 "결국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조금은 스탠스와 입장이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등장하다 보니 남북관계가 잘 될 것이란 기대감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생겨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을 지지해주면 경제문제에 있어 균형점을 가져갈 수 있다고 외쳤지만 유권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