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은 보나마나 3전 전패다. 독일을 어떻게 이겨?"

대부분 그렇게 예상을 했다. 한국이 스웨덴에, 멕시코에 잇따라 패하자 실망한 국내 축구팬들은 대표팀을 응원은 하겠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승리 구경은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한국은 독일을 이겼다. 28일 새벽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3차전에서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싸웠고 김영권, 손흥민의 골로 2-0으로 독일을 꺾었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3패를 받아들여야 한다. 독일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런 예상을 한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도 대부분의 한국 축구팬들과 비슷한 예상을 했고 결과적으로 틀렸다. 하지만 이는 그냥 넘어갈 부분은 아니다. 슈틸리케는 단순한 팬이나 축구관계자가 아닌, 지난해 6월까지 한국대표팀을 이끌었던 감독이기 때문이다.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고, 틀릴 수도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굳이 안해도 될 말을 해서 자신이 한국축구를 보는 식견이 없음을 드러내면서 망신을 자초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 때 했다는 말들은 이렇다. 

독일 키커와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다. 현재 한국 축구의 모든 기준은 2002년 4강에 맞춰져 있다. 과거만 기억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독일 국영 방송 ZDF와 인터뷰에서는 "슬프지만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3패를 받아들여야 한다. 세계 챔피언인 독일을 넘지 못할 것이다."

2014년 9월 한국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해 지난해 6월까지 대표팀을 지도한 감독이(이번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책임이 아무리 적게 봐도 절반이 넘는 감독이) 한국축구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를 남겨두고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대표팀의 실망스런 경기가 계속돼 경질된 것이다. 한국축구를 맡겨뒀는데 잘 몰라서 쫓겨난 감독이 아직도 한국축구를 잘 몰라 하지 않아도 될 예상을 해서 망신만 샀다. 한국이 2연패를 하니까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고국인 독일과의 경기를 앞두고 이런 예상을 한 저의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그러고 보니 또 하나 슈틸리케 감독이 몰랐던 것이 있다. 독일이 한국보다 못한 조 최하위로 떨어질 만큼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실력이 형편없다는 것을.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