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더스틴 니퍼트(kt 위즈)가 드디어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KBO리그에서 활동한 지 8시즌 만에 외국인선수로는 처음으로 이룬 대기록이다.

니퍼트는 2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 5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5승이자 개인 통산 99승을 올린 후 두 경기 등판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 100승을 미뤄오고 있었던 니퍼트다.

   
▲ 사진=kt 위즈


이날 니퍼트는 역투에 역투를 거듭하며 7이닝을 던졌고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초 1사 후 노진혁에게 2루타, 나성범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위기에 몰렸다. 스크럭스를 2루수 직선타로 잡고 투아웃을 만들었지만 최준석 권희동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먼저 2실점했다. 

하지만 1회말 kt 타선이 3점을 내며 금방 역전을 시켜주자 2회부터는 안정된 피칭을 이어갔다. 4회부터 6회까지는 3이닝 연속 삼자범퇴 행진을 벌였고 7회초 선두타자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성욱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7회까지 110개의 공을 던진 니퍼트는 5-2로 리드한 가운데 8회 들며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니퍼트의 승리가 위기를 맞은 순간도 있었다. 8회초 마운드를 이어받은 윤근영이 안타 2개와 볼넷을 내주며 1실점했고, 2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한 김재윤이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로 몰렸다. 5-3으로 추격당한 가운데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돼 니퍼트의 승리가 날아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재윤이 대타 오영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 한숨 돌릴 수 있었다.

8회말 kt는 장성우의 솔로포와 강백호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태 7-3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니퍼트의 승리를 안정권으로 만들었다.

결국 경기는 kt의 7-3 승리로 끝났고 니퍼트는 100승 달성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니퍼트 다음으로 외국인 투수 가운데 최다승을 올린 선수는 은퇴한 다니엘 리오스(두산)로 국내 무대에서 통산 90승을 올렸다. 현재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가운데는 소사(LG)가 66승을 기록하고 있는데, 니퍼트의 기록을 깰 외국인 투수는 당분간 나오기 힘들다.

니퍼트는 지난해까지 7시즌을 두산에서만 뛰며 94승을 올렸다. 계속 두산에서 뛰고 싶어했던 니퍼트지만 만 37세의 적잖은 나이와 구위 저하 등의 이유로 재계약에 실패했고, 다소 늦게 kt로 팀을 옮겼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100승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새 소속팀 kt에서 값진 이정표를 세웠다. 제10구단 kt는 니퍼트가 올해 입단한 이적생이긴 하지만 통산 100승 투수를 보유한 구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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