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개최국 러시아가 우승 후보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8강에 진출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70위 러시아는 기적을 연출했고, 10위 스페인은 또 하나 이변의 희생양이 되며 탈락했다.

러시아는 2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스페인과 연장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를 벌였다. 승부차기에서 러시아가 골키퍼 아킨페프의 선방을 앞세워 4-3으로 승리, 8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 사진=FIFA 홈페이지 캡처


경기는 예상대로 스페인이 볼점유율 높이며 기회를 엿보고 러시아는 수비 위주로 버티며 역습을 하는 전술로 맞섰다. 

다소 이른 시간 스페인이 행운의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11분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실바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이 볼이 러시아의 이그나셰비치의 발을 맞고 굴절돼 러시아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0-1로 리드를 빼앗겼지만 러시아는 철저하게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로 기회를 노렸다. 스페인은 러시아의 두터운 수비에 막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러시아가 전반 36분 골로빈의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긴 했지만 역습의 효과를 봤다. 그러다 러시아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동점 추격에 성공했다. 주바가 헤딩한 공이 피케의 팔에 맞으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직접 키커로 나선 주바가 골을 성공시켜 1-1을 만들었다.

후반 초반 스페인이 러시아의 수비 전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틈을 타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후반 2분 오른쪽 측면에서 아센시오가 올린 크로스가 알바의 허벅지에 맞고 골문 쪽으로 향했으나 아킨페프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았다. 

러시아는 더욱 수비를 탄탄하게 구축했고, 스페인은 계속 공세를 이어갔지만 수비벽을 제대로 뚫지 못했다. 

양 팀은 선수 교체로 변화를 꾀했다. 러시아가 사메도프를 대신해 체리셰프를 넣고 주바를 스몰로프로 교체했다. 스페인도 실바를 빼고 이니에스타를 투입했고 나초와 카르바할을 교체했다. 

스페인으로서는 후반 40분 이니에스타와 아스파스의 잇따른 슈팅이 아킨페프에게 막힌 장면이 아쉬웠다. 

결국 전후반 90분이 끝나도록 1-1로 승부가 갈리지 않아 두 팀은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에서도 스페인이 주도권을 잡고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다. 연장 후반 4분, 로드리고의 돌파에 의한 슛, 카르바할의 연속 슛이 모두 아킨페프에게 걸렸다.

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고 승부차기로 8강행 운명을 가르게 됐다. 

스페인은 이니에스타, 피케가 골을 성공시켰지만, 세 번째 키커 코케의 슈팅이 아킨페프의 선방에 막혔다. 러시아는 모든 키커가 득점에 성공한 반면 스페인은 다섯 번째 키커 아스파스의 슈팅마저 아킨페프에 걸리고 말았다. 러시아 선수들의 환호 속 스페인 선수들은 고개를 떨궈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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