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러시아의 영웅으로 떠오른 데니스 체리셰프가 금지약물인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회 개최국 러시아가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에서도 도핑 문제로 의혹에 휩싸였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일(한국시간) 러시아 스포츠 잡지 '스포츠 위켄드' 보도를 참고해 "이번 월드컵에서 러시아의 영웅으로 떠오른 체리셰프가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인터뷰 내용이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최대 4년 출전 금지에 이르는 징계를 받을 수 있다"며 체리셰프의 도핑 의혹을 제기했다.

체리셰프의 도핑 의혹은 다른 사람도 아닌 아버지에게서 비롯됐다. 데니스 체리셰프의 아버지 드미트리 체리셰프가 올해 초 한 인터뷰에서 "아들이 부상 당했을 때, 의사가 권유해 치료 목적으로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은 적이 있다"는 말을 했던 것.

성장 호르몬 주사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규정한 금지 약물 중 하나다. 의료용 목적 이외의 용도로 성장 호르문 주사를 맞았다면 최대 4년의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다. 

   
▲ 조별리그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2골을 넣으며 MOM에 선정된 러시아의 체리셰프. /사진=FIFA 홈페이지


체리셰프는 러시아가 조별리그 통과와 8강에 진출하기까지 혁혁한 공을 세웠다. 조별리그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5-0 승리를 이끌었고, 2차전 이집트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으며 3-1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 두 경기의 최우수선수인  MOM(Man Of the Match)은 모두 체리셰프의 차지였다. 

러시아아가 16강전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격침시키는 데도  체리셰프의 기여가 있었다. 후반 교체 출전한 체리셰프는 승부차기에서 4번째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키며 러시아의 승리를 도왔다.

이런 체리셰프가 금지약물 의혹에 휩싸인 것은 기적같은 8강 진출로 축제 분위기인 러시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다. 

체리셰프는 이에 대해 "아마도 아버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절대로 금지 약물을 처방받은 적이 없다"고 강력하게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아직 체리셰프의 약물 의혹이 공식화된 상황은 아니지만 개최국 러시아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할 수 있다. 러시아는 2011~2015년 국가 차원의 조직적인 도핑 결과 조작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IOC(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국가대표 선수단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평창올림픽 당시 국가로는 참가하지 못하고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망신을 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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