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2번째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NH투자증권이 예상보다 공격적인 자세로 지난 2일 발행어음 판매를 개시했다. 매달 일정 금액을 1년간 납입한 투자자들에게 한국투자증권의 1년짜리 발행어음보다 0.2%포인트 수익을 더 주는 상품을 내놓아 두 회사의 ‘특판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획득한 NH투자증권이 지난 2일 발행어음 판매를 전격 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전국 76개 지점에서 ‘NH QV 발행어음’ ‘NH QV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발행어음’ ‘NH QV 적립형 발행어음’ 등의 판매에 돌입했다. 

   
▲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NH금융PLUS 영업부금융센터에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신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서울 여의도 NH금융PLUS 영업부금융센터에서 첫 번째로 가입하며 흥행가도에 불을 지폈다.

세 상품 중에서 매달 10만원 이상, 100만원 이하 금액으로 1년간 가입할 수 있는 NH QV 적립형 발행어음의 수익률이 연 2.50%(세전)로 가장 높게 책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의 1년짜리 발행어음 수익률(연 2.30%)보다 0.20%p,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최고금리(7월 첫주 기준 케이뱅크의 2.25%)보다 0.25%포인트를 더 부여한다.

기본 상품에 해당하는 NH QV 발행어음의 1년 만기 수익률은 연 2.30%, 6개월 이상 1년 미만 수익률은 연 2.10%,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은 연 1.60%로 책정됐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NH QV CMA 발행어음 가입자에겐 연 1.55% 수익을 주는 상품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수의 CMA나 환매조건부채권(RP) 수익률은 연 1% 초·중반대에서 형성돼 있다.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상품들은 이 수익률을 상회하는 상품의 공격적인 판매를 통해 연말까지 1조 5000억원, 내년 6월까지 2조원을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이번 단기금융 상품으로 조달한 돈은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 투자, 기업어음(CP) 투자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후 수익성 제고 및 모험자본 육성 차원에서 사모펀드(PEF), 벤처기업, 메자닌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김광수 회장 역시 “(이번 단기금융 상품으로) 조달된 자금은 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계열사 전반적으로는 투자협의회를 통해 기업 투자에 따른 리스크 배분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역시 “가용자금이 늘어나면서 적극적인 사업 확대가 가능해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장은 한국투자증권의 반년 넘는 ‘독주’ 끝에 드디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한투는 여러 채널을 통해 ‘건전한 경쟁 구도를 오히려 기다리고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막상 실제 경쟁이 시작된 현 시점에선 치열한 공방전이 오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단 한투는 후발주자인 NH투자증권의 상품들이 어떤 반응을 얻어내는지를 보고난 뒤 상황에 맞는 대응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판매흐름이 좋을 경우 더 매력적인 특판상품으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연 3%대 금리의 91일물 특판 RP를 판매해 업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공격적인 특판 판매와 단기금융 상품 흥행 등으로 인상적인 흐름을 만들어 온 한투가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승부수를 띄울지 시장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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