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규제 속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저렴한 분양가·높은 환금성' 중소형 아파트 주목
[미디어펜=김병화 기자]최근 1년간 수도권에서 거래된 아파트 10채 중 8채는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세 개편과 대출 규제 등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덜하고 환금성이 높은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4일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년간(2017년 4월~2018년 4월) 수도권에서 거래된 아파트 가운데 85㎡ 미만 중소형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9만7776가구로 전체 거래량(36만9346가구)의 80.6%를 차지했다. 반면,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7만1570가구에 그쳤다.

중소형 아파트는 중대형 아파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낮고 환금성이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1~2인 가구의 급증과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주거단위가 변화하고, 최근 공급되는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4베이, 알파룸 등 특화설계까지 적용, 공간활용도를 극대화시키며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졌다.

   
▲ 수도권 중소형(85㎡ 미만)·중대형(85㎡ 초과) 아파트 매매 거래량(2017년 4월~2018년 4월 기준, 단위 : 가구)/자료=한국감정원


중소형 아파트는 집값 상승률도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기준 수도권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1413만원, 60~85㎡ 이하는 3.3㎡당 1446만원으로 5년 전(2014년 5월) 매매가격보다 각각 37%, 31%씩 상승했다. 반면,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1631만원으로 같은 기간 24% 오르는 데 그쳤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와 집값 상승률은 신규 분양 중소형 아파트의 청약경쟁률로 이어진다. 지난해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모두 전용 84㎡이하의 중소형이 차지했다.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부산 구서역 두산위브포세이돈’ 84㎡로 9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부산 수영구 민락동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 2단지 84㎡(818대 1), 대구 수성구 ‘대구 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 84㎡(618대 1), 대구 북구 ‘오페라 트루엘 시민의숲’ 84㎡(533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신규 분양단지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84㎡ 이하 중소형으로만 구성해 분양에 나선 ‘안양 평촌 어바인 퍼스트’는 119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무려 5만8690명이 몰리며 평균 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46㎡ B타입의 경우 5가구 모집에 564명이 신청하며 112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59㎡A타입은 358가구 모집에 2만6855명이 접수하며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선보인 ‘화명 센트럴 푸르지오’는 전체 가구를 중소형으로만 구성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는 39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8505명이 접수하며 평균 71대 1의 경쟁률로 마감, 올해 부산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이다.

경남 양산에서 한국토지신탁이 분양 중인 ‘양산 평산 코아루 2차’(최고 30층 7개 동, 405가구)도 수요자들에게 주목 받고 있다. 양산 평산 코아루 2차는 전체 가구가 85㎡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됐으며, 특히 틈새평면으로 선보인 70㎡ 타입은 59㎡ 소형타입보다 넓은 실사용 공간을 누리면서도 중대형보다 가격부담이 적어 인기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보유세 개편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주택시장이 더욱 침체될 전망인 가운데 그나마 가격부담이 적고 환금성 높은 중소형 아파트는 신규 분양에서도 당분간 양호한 성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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