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넥센의 뜨거운 타격전을 폭우가 막아섰다. 삼성 넥센전은 강우로 8회말 무승부가 선언됐다.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는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경기에서 5-5 8회말 강우콜드 무승부를 기록했다.

올 시즌 첫 번째이자 프로야구 15번째 강우콜드 무승부다.

삼성 선발 릭 밴덴헐크(6이닝 5피안타 4실점)와 넥센 선발 헨리 소사(7이닝 10피안타 5실점)가 모두 아쉬운 피칭을 한 가운데 양 팀의 타자들이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 10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8회말 번개가 치며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넥센은 박병호·강정호·윤석민 등이 각각 한 방의 홈런포를 터뜨리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박병호는 시즌 27호포이자 4경기 연속 홈런아치를 그렸다.

특히 우천중단 직전인 8회말에 터진 강정호의 솔로포는 팀의 패배를 막아 더욱 값졌다.

삼성은 야마이코 나바로 등 무려 4명의 타자가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터뜨리며 넥센 마운드를 공략했다. 나바로는 2안타 3타점을 올렸고 최형우는 솔로포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삼성은 올 시즌 두 번째 무승부(34승16패)를 기록했다. 선두다.

넥센은 올해 첫 무승부다. 시즌전적은 29승1무26패가 됐다. 4위에서 두산과 공동 3위로 올라섰다.

4일 간 달콤한 휴식을 취한 NC 다이노스는 타격전 끝에 두산 베어스의 추격을 8-4로 잠재웠다.  4연승을 질주한 2위 NC는 34승20패로 선두 삼성(34승2무16패)에 2경기 차로 접근했다.

이종욱은 승부를 가르는 싹쓸이 3루타로 친정팀을 울렸고, 손시헌도 2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선발 에릭 해커는 초반 난조를 딛고 6⅓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패배없이 시즌 7승째를 가져갔다.

두산은 또 다시 선발진이 말썽을 부렸다. 유희관은 3⅓이닝 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성적은 6승2패. 고비 때마다 나온 실책 3개도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사직구장에서는 LG 트윈스가 선발 류제국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5-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LG는 19승째(33패1무)를 수확했다.

LG 선발 류제국의 호투가 빛났다. 류제국은 6이닝 동안 6피안타(2홈런) 2실점을 기록,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찍으며 시즌 2승째(3패)를 수확했다. 류제국은 삼진 7개도 곁들였다.

LG 타선은 7회초에만 3점을 뽑아내며 집중력을 선보였다. 이진영(5타수 2안타 1타점)과 유망주 채은성(3타수 2안타 1타점)이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고, 박용택이 2-2로 맞선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2연승 행진을 마감한 롯데는 26패째(26승)를 당했다. 순위는 여전히 5위다.

롯데 선발 장원준은 호투를 이어가다 7회 실책에 흔들리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6⅓이닝 6피안타 5실점(3자책점)을 기록한 장원준은 3패째(6승)를 떠안았다.

한화 이글스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시간53분 동안 혈전을 벌인 끝에 16-15로 진땀승을 거뒀다.

이날 KIA와 한화는 각각 9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난타전을 벌였다. 미소를 지은 것은 한화다.

올 시즌 정규이닝 최장시간 경기를 펼친 끝에 승리를 거둔 한화는 2연패에서 탈출, 19승째(32패1무)를 수확해 8위 자리를 지켰다.

송광민이 14-15로 끌려가던 9회초 2사 1,3루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펠릭스 피에가 홈런 한 방을 포함해 6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최진행이 6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타선에 힘을 더했다. 이용규(4타수 2안타 3득점), 한상훈(6타수 2안타 2득점)으로 이뤄진 테이블세터진도 제 몫을 했다.

KIA는 3루타를 무려 5개나 때려내며 역대 한 경기 한 팀 최다 3루타 기록을 갈아치웠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종전 기록은 4개로, LG가 1991년 5월10일 잠실 쌍방울전과 1994년 9월8일 잠실 해태전에서 기록했었다.

KIA 선발로 나선 김병현은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KIA로 트레이드된 이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김병현은 지난해 7월25일 목동 두산전 이후 320일만에 선 선발 마운드에서 2⅔이닝 5피안타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삼성-넥센]

넥센이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1회말 2사 1루에 첫 타석을 맞은 박병호는 삼성 선발 밴덴헐크의 높게 형성된 컷패스트볼을 공략, 전광판 위를 넘어가는 145m짜리 초대형 투런포(시즌 27호)로 2-0 리드를 이끌었다.

삼성도 바로 추격했다. 2회초 박해민의 2루타와 이지영·김상수의 연속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든 삼성은 나바로가 중견수 쪽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면서 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넥센은 2회 때 윤석민의 솔로포(시즌 2호)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삼성은 3회 최형우의 솔로 홈런(시즌 15호)과 이지영의 적시타로 4-3으로 재역전했다. 6회는 야미이코 나바로의 적시타로 추가점도 올렸다.

하지만 넥센은 6회 무사 1,3루 상황에서 윤석민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주자 박병호가 홈인, 4-5로 삼성을 끈질기게 뒤쫓았다. 8회는 강정호가 솔로포(18호)를 작렬, 다시 5-5를 만들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경기중반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가 9회초가 시작되기 전부터 굵어지기 시작했다.

심판은 오후 9시32분 우천 중단했지만 비는 더욱 거세졌고 결국 약 20분 뒤인 9시52분 강우콜드 무승부를 선언했다.

[NC-두산]

두산의 방망이는 1회말부터 위력을 뽐냈다. 테이블 세터 민병헌과 최주환의 연속 안타와 김현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은 두산은 칸투의 2타점 적시타로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득점권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칸투는 3루수 옆을 스치는 안타로 모처럼 제 몫을 해냈다. 하지만 두산은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후속타자들의 범타로 완벽하게 주도권을 잡지는 못했다.

NC는 2회초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사 후 테임즈의 우전 안타와 칸투의 실책, 권희동의 실책으로 1,3루를 만든 뒤 손시헌의 우익수 방면 2타점 2루타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2회와 3회 각각 1점씩을 더해 재차 리드를 가져왔다. 2회에는 2사 1,2루에서 김현수의 깔끔한 적시타가 나왔고 3회에는 양의지와 이원석의 연속 2루타로 가볍게 점수를 보탰다.

NC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4회 무사 1,2루에서 유희관이 보내기 번트를 잡다가 만루 기회를 잡는 행운까지 얻은 NC는 이종욱의 우중간 싹쓸이 3루타로 5-4 역전에 성공했다.

이종욱은 유희관의 높은 커브를 제대로 받아치는 날선 타격감을 과시했다. NC는 계속된 무사 3루에서 모창민의 유격수 땅볼 때 6-4로 달아났다.

타선의 지원을 받은 에릭은 7회 1사까지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이후에는 손민한은 1⅔이닝 동안 3안타를 맞고도 실점을 막는 노련미를 뽐냈다.

NC는 9회 모창민의 솔로포 등으로 2점을 더해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7회 1사 1루와 8회 무사 1루에서 김현수와 홍성흔의 병살타가 나오면서 힘을 잃었다.

[LG-롯데]

6회까지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2회초 LG가 1사 3루에서 채은성의 내야안타로 3루주자 이병규를 홈으로 불러들여 선취점을 뽑았다. 롯데는 이어진 공격에서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가 중월 솔로포(시즌 7호)를 쏘아올려 동점을 만들었다.

6회 LG가 무사 1,3루에서 나온 상대 포수의 패스트볼로 균형을 깼다.

하지만 롯데는 또 다시 이어진 공격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황재균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시즌 3호)을 작렬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팽팽하던 흐름은 7회에 LG 쪽으로 흘러갔다.

7회 채은성의 안타와 상대의 실책, 최경철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LG는 박용택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려 4-2로 앞섰다.

LG는 박용택의 도루로 이어간 2사 2루에서 이진영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 1점을 추가했다.

7, 8회 마운드에 오른 유원상과 이동현이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아 리드를 지킨 LG는 9회 봉중근을 투입했다. 봉중근은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10세이브째(3패)를 챙겼다.

[한화-KIA]

2회까지는 KIA의 분위기였다.

KIA는 2-1로 앞선 2회 1사 후 잇따라 터진 강한울, 이대형의 3루타로 1점을 더했고,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이 적시타를 날려 2점을 더 올렸다.

이후 2사 2,3루에서 이범호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포(시즌 6호)를 쏘아올려 점수차를 벌린 KIA는 안치홍의 안타와 김원섭의 2루타를 엮어 1점을 추가해 8-1까지 앞섰다.

한화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회 무사 1,2루에서 한상훈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한화는 이후 1사 1,2루에서 펠릭스 피에의 땅볼로 1점을 추가했다.

송광민의 볼넷으로 이어간 2사 만루에서 최진행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차로 따라붙은 한화는 상대의 실책 덕에 이어간 2사 2,3루에서 김경언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려 7-8, 턱밑까지 추격했다.

7회까지 유지되던 1점 차의 박빙 승부에서 먼저 분위기를 가져온 것은 KIA였다. KIA는 7회 강한울의 3루타와 김주찬의 내야안타를 엮어 11-9로 앞섰다.

그러나 한화는 8회 2사 1루에서 피에가 우월 투런 아치(시즌 4호)를 그려내 동점을 만든 뒤 송광민, 최진행의 연속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KIA도 쉽게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8회 KIA는 김원섭의 적시 2루타와 이종환의 우월 투런포(시즌 2호) 등으로 4점을 올려 다시 15-12로 리드를 가져갔다.

하지만 한화의 뒷심이 더 셌다. 9회 1사 1,3루에서 정근우가 좌전 적시타를 쳐 1점을 만회한 한화는 이후 1사 1, 2루에서 피에의 중전 적시타와 송광민의 2타점 적시 2루타가 잇따라 터지면서 16-15로 역전했다.

한화는 9회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안영명이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그대로 이겼다. 안영명은 시즌 2승째(2패)를 따냈다.

9회 1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선발 요원인 김진우까지 투입했던 KIA는 김진우마저 흔들리면서 역전을 당한 뒤 추가점을 내지 못해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