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이사가 지상파 TV 3사 간판 축구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안정환(MBC) 이영표(KBS) 박지성(SBS)에게 따끔한 조언을 했다.

홍명보 전무이사는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함께했다.

홍명보 전무이사는 우선 러시아 월드컵 경기 해설을 하느라 고생한 후배 해설위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3명의 해설자가 많은 노력을 했고, 공부도 많이 했다. 러시아 현지에서 대표팀의 많은 정보를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 전해줬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홍명보 전무이사는 이들의 해설에 대해 아쉬움도 드러냈다. 세 명의 해설위원은 한국 경기를 중계하면서 고생하는 후배 선수들을 많이 격려해줬지만 한국의 전략적 실수나 선수들의 플레이 실수가 나오면 거침없이 질타를 하기도 했다.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속시원한 해설로 받아들여졌지만, 올림픽(2002 런던 대회) 및 월드컵(2014 브라질 대회) 대표팀 감독을 경험하고 현재 축구협회 임원을 맡고 있는 홍명보 전무이사 입장에서는 서운한 점도 있었던 모양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이사는 "(2002 한일월드컵부터 뛰었던) 세 해설위원들과 저처럼 1990년대 초반부터 월드컵을 나갔던 사람과는 월드컵에 대한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운을 뗀 후 "2002년 월드컵은 그 전 월드컵 때 증명하지 못한 선배들이 모여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세 해설위원은 젊은 나이에 첫 월드컵에서 성공하고 그 다음에도 성공하는 길로 갔다"고 차이점을 언급했다. 

즉, 2002 월드컵 이전 한국축구가 월드컵 무대에서 가시밭길을 걸을 때를 경험한 세대와 그러지 못한 세대간 월드컵을 보는 시각 차이가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면서 홍명보 전무이사는 세 해설위원들에게 현장에서 지도자 경험을 해볼 것을 권유했다. 

홍 전무이사는 "세 해설위원들이 지금까지는 좋은 곳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좋은 선수 생활을 하고 (그렇게) 경험했던 것을 (중계 해설을 통해) 알려줬다"면서 "실질적으로 현장의 꽃은 지도자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지휘자인 것과 같다"면서 감독으로 현장 경험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도자 경험을 해봤다면 후배 해설위원들이 보다 현장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가는 적절한 해설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정환 이영표 박지성 해설위원은 은퇴 후 한 번도 코치나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한 적이 없다. 

홍명보 전무이사는 "세 해설위원이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서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다. 좀 더 현장에 와서 자기가 받은 것을 돌려주고 축구계가 더 발전하는 일을 해주었으면 한다"면서 뛰어난 후배들이 지도자로 나서 현장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홍명보 안정환 이영표 박지성은 2002 월드컵에서 함께 뛰며 4강 신화를 일군 주역들이다. 홍명보 전무이사는 함께 그라운드에서 땀흘렸던 후배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아끼기에, 또 현역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현장의 고충을 직접 겪어봤기에, 이런 조언을 해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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