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시장은 시장의 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진다. 시장이 활력을 찾으면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자연스레 IPO 시장은 활기를 띄기 때문이다. 증시가 활황을 띄는 미국과 유럽의 IPO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상반기 까지는 우리나라 기업 공개 시장이 원활치 않았다.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며 우물쭈물 하는 바람에 IPO를 원하는 기업이 많지 않았던 탓이다. 한가지 희소식이 있다면 하반기부터는 코스닥 시장 IPO가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기업들은 IPO로 270억달러(약 27조5800억원)를 조달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기록인 620억달러도 뛰어넘어 미 IPO 시장이 8년 만에 최대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당초 예상은 들어맞을 듯하다는 것이 딜로직의 분석이다.

IPO 시장의 부활을 돕는 것은 주식시장 상승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중이며 조정론이 일었던 나스닥도 지난 4월 저점 이후 6% 넘게 뛰었다. 덕분에 알리바바 등 대어급 IPO 기업이 상장을 대기하고 있다.

유럽 기업들도 미뤘던 IPO를 속속 진행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에만 유럽 기업 63개가 IPO로 87억유로(약 12조1228억원)를 조달했다. 2분기 안에 12개 기업이 IPO로 19억유로를 더 끌어모을 계획이다.

   
▲ 한 눈에 보이는 여의도 증권가/뉴시스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5월말까지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기업들은 모두 6개 기업이다. 코스닥 IPO는 2010년 64건, 2011년 57건, 2012년 21건, 2013년 37건으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 보다는 코스닥 시장의 IPO가 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스팩이란 비상장기업을 우회상장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진 서류상 회사다.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후 3년 내 비상장 우량기업과 합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작년 11월 상장한 우리스팩2호는 지난해 211억원의 매출과 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큐브엔터테인먼트와 합병 상장을 준비중이다. 케이비제2호스팩도 데이터베이스(DB) 암호화 솔루션기업 케이사인과 합병, 상장할 계획이다.

이달 1일로 개장 1년을 맞는 코넥스시장의 10~14개 기업이 코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달중에 완화된 코넥스 상장사들의 패스트트랙 관련 요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코넥스 상장사중 12곳 정도가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될 예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IPO를 미뤄왔던 많은 기업들이 삼성 SDS 등이 상장을 준비하면서 IPO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금융당국도 총력을 다해 IPO 시장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그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