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사 개입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유력한 기금운용본부장 후보였다가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청와대 개입을 폭로한 가운데 청와대가 “장 실장이 덕담 차원에서 전화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이다. 

장 실장이 곽 대표의 지원을 권유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청와대의 부적절한 인사 개입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 전망이다.

현재 국민연금 CIO 공모 과정을 주관한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곽 전 대표에게 탈락 사실을 공식 통보하고 재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향후 공모 과정에서도 잡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장 실장의 인사개입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장 인선 과정에서 최흥식 원장이 장 실장의 추천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에서 반발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 이런 논란들이 이어지면서 ‘장하성 자진사퇴설’이 불거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핵심적인 부분이었던 만큼 문재인 정부 들어 새사람 구하는 문제가 중대한 문제로 여겨졌고, 장 실장이 직접 나서 곽 전 대표를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에게 추천하기에 이르렀지만 결국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 ‘7대 검증’에 걸려들었다는 뒷얘기도 전해진다.

하지만 김 이사장이 전날 언론에 “청와대 인사개입은 없었다. 코드인사도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은 가운데 곽 전 대표가 전화내용 등을 공개하자 청와대가 뒤늦게 시인한 데다 ‘7대 검증’이 아니라 ‘코드 검증’에 걸렸다는 이야기도 나와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국민 노후 자금 635조원을 운용하는 최고 책임자인 기금운용본부장만 공석이 아니다. 본부장 직무대리를 해왔던 조인식 해외증권실장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해 주식운용실장, 해외대체실장 등 주요 운용실장 5석 중 3석이 공석이 됐다.

한국당은 대변인 논평을 내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인사개입은 합법적인 공모절차를 무시한 월권이며 그 자체만으로도 국정농단”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1월 참모들을 대상으로 금융계 인사에 개입하지 말라고 지시했음에도 장 실장이 개입한 것은 청와대 내부 기강이 무너진 반증이다. 청와대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장 실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청와대./한국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