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6일 세이프가드 결정...이달 발효
수출 물량 확대하던 국내 철강업계 'EU 마저'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6일(현지시간) 수입산 철강제품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도입키로 결정키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또한번 위기에 빠졌다.

EU 측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심화에 따라 EU 철강업계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달부터 세이프가드를 도입한다고 설명했는데, 당장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해 유럽 쪽 수출 물량을 늘리던 국내 기업들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EU로 수입되는 철강제품은 러시아를 제외하면 주로 중국, 인도, 한국, 터키, 우크라이나 등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비중이 높다. 특히 국내 EU 수출물량은 2월 들어 감소세를 보이던 미국 수출물량과 달리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쿼터제(수입할당제) 시행에 따라 대미 수출물량을 줄인 반면 EU 수출은 꾸준히 증가를 유지해왔다.

7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의 EU 수출량은 ▲ 1월 29만5756t(비중 11.1%) ▲ 2월 31만2516t(12.2%) ▲ 3월 32만7589t(12.4%) ▲ 4월 34만2603t(12.9%) ▲ 5월 32만7010t(12.2%)이다.

같은 기간 미국으로의 수출량은 ▲ 1월 27만5701t(10.3%) ▲ 2월 30만8850t(12.1%) ▲ 3월 25만1186t(9.5%) ▲ 4월 20만4252t(7.7%) ▲ 5월 15만8065t(5.9%)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EU는 미국의 철강제품 관세 부과 이후 그동안 미국으로 수출돼온 철강제품이 EU 역내로 수출돼 EU 철강업계에 피해를 줄 것이 우려된다며 지난 3월 26일부터 철강 세이프가드에 관한 조사를 벌여왔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르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기 위해선 9개월이 소요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수입 급증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세이프가드를 최대 200일까지 잠정적으로 도입·발동할 수 있다

이번 조치 외에 미국은 지난 5일(현지시간) 한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3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을 분기별로 제한한다고 발표한 바 있어 당분간 국내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게 됐다.

세이프가드 발동 시 EU로의 수출도 사실상 제한되기 때문에 추가로 수출 활로를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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