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러시아의 돌풍은 8강까지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는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공동개최국이었던 대한민국과 닮은꼴 행보를 보여왔는데 8강전 결과가 달라졌다.

러시아는 8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크로아티아와 8강전 마지막 경기에서 전후반을 1-1로 비겼고 연장전에서도 1골씩 주고받아 결국 2-2로 비겼다. 4강 티켓을 걸고 승부차기를 벌인 끝에 러시아는 3-4로 아쉽게 패하며 8강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 사진=FIFA 홈페이지 캡처


개최국 러시아의 8강전까지 행보는 마치 2002 월드컵 때 대한민국을 보는 듯 판박이었다. 

러시아는 이번 월드컵 참가 32개국 가운데 FIFA 랭킹이 70위로 가장 낮았다. 유럽에서도 축구 변방국에 속하며, 개최국이 아니었다면 유럽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오르기도 쉽지 않았을 팀이다. 대한민국은 월드컵 본선 단골 진출국(이번 러시아 월드컵까지 9회 연속 진출)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약세인 아시아에 속해 있고, 2002 월드컵 당시 참가국 중 하위권 팀으로 평가 받았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공식 개막전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돌풍을 예고한 끝에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2002년 대한민국이 첫 경기에서 폴란드를 2-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거센 돌풍과 함께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과 비슷했다.

16강전에서 러시아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만나 승리가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러시아는 악착같이 뛰며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거함 스페인을 격침시키고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사진=FIFA 홈페이지 캡처


2002년 대한민국은 '우승후보' 이탈리아와 16강전을 벌여 악착같이 뛰며 전후반을 1-1로 비긴 뒤 연장전에서 터진 안정환의 결승골로 2-1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 대회 8강전에서 러시아는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2002년 대한민국은 스페인과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여기까지는 2018년 러시아와 2002년 대한민국이 너무나 닮은꼴이다.

하지만 8강전 승부차기 결과가 달랐다. 러시아는 3-4로 크로아티아에게 져 탈락한 반면 대한민국은 5-3으로 스페인을 물리치고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2002년 대한민국 전역을 들끓게 했던 월드컵 열기는 4강전과 3-4위전까지 계속됐고, 2018년 러시아 전역을 들끓게 했던 월드컵 열기는 8강전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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