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문재인 대통령 첫 대면…정부와 관계 개선 기대감
이 부회장, 본격 속도전…미래·현안 두 마리 토기 좇을 듯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하반기부터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대면으로 정부와 삼성의 관계개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신성장동력 발굴과 기존 사업의 시장 지배력 유지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삼성전자 노이다 휴대전화 제조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가 2년 여간 8000억원을 투자한 시설이다. 하반기부터 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삼성전자의 인도 현지 스마트폰 생산량을 기존 월 500만대에서 월 1000만대까지 늘어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번 준공식에서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삼성 행사에 참석하는 것 역시 처음이다. 1시간 정도 진행되는 준공식에서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을 비롯한 현지 귀빈들을 영접하고, 사업현황과 투자 계획 등을 설명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청와대 측은 대통령의 삼성전자 인도 공장 준공식 참석을 격려 차원으로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휴대전화 시장에서 굳건한 선두를 지켜 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대통령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지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첫 대면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것이 재계의 판단이다. 1년 넘게 불편한 동거를 해온 정부와 삼성의 관계에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 이후 정부가 삼성에 대한 압박공세를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시장의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국가대표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켜서는 곤란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이유다.

이 부회장은 하반기부터 더욱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해외 거점 경영에 집중했다. 지난 2월 경영 복귀 후 이번 인도까지 네 차례 해외 출장에 나섰다. 지난 3월 말 유럽과 캐나다를 시작으로 5월 중국과 일본, 지난달 홍콩과 일본을 다녀왔다.

이번 인도 방문에서 이 부회장은 13억 거대시장에 대한 공략법을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휴대전화 시장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현지 고위 인사들과 접촉하며 사업 전반의 시너지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 많은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과 전장은 물론, 기술 기업 인수합병(M&A)까지 다방면에서 미래 청사진을 그릴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에게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가 또 하나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손에 넣었다.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이 5분기 만에 멈췄고,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에 경고음이 들어왔다. 하반기에 삼성전자의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지만 내년과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앞서 청와대가 대통령 인도 순방 일정에 포함된 (삼성전자 인도 휴대전화 공장)준공식에 이 부회장이 참석하는 것을 두고 의미를 축소했지만 그동안 정부와 삼성의 관계를 감안하면 가볍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최근 우리 경제에 대내외 악재가 겹치고 있다. 정부가 계속해서 특정 기업을 옥죄일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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