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의 본질은 건강함인데도 어쩔 수 없는 인스턴트 라면....높아진 소비자 취향과 입맛에 부합하지 않아
   
▲ 농심이 9일 출시한 '스파게티 토마토'./사진=농심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농심이 9일 서울 청계천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신제품 '스파게티 토마토'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농심이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은 백산수 중국 프레스투어 이후 약 3년 만이다. 

농심은 올해 들어 건면새우탕, 양념치킨면 용기면, 양념치킨면 봉지면 등을 연속으로 내놨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장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신제품 간담회는 기존 라면 브랜드의 확장이나 리뉴얼이 아닌 새로운 라면 브랜드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농심 역시 기자간담회까지 진행하며 '스파게티 토마토'를 선보인 것은 그 만큼 이 제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농심은 '스파게티 토마토'를 출시하며 '이탈리아 정통 스파게티 맛을 그대로' 담았다고 했지만 정통 스파게티 맛과 매우 거리가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인스턴트 라면이라는 느낌이다. 마치 쫄면에 토마토 맛을 첨가한 느낌이 강했다.

면은 스파게티의 주 재료인 '듀럼밀'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면발은 쫄깃쫄깃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맛은 토마토의 깊은 맛도 부족하고 거기에 매운 맛이 들어갔는데, 화학적으로 결합된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왜 스파게티를 먹는데 매운 맛을 느껴야하는지 동의하기 힘들었다.

이탈리아 음식의 특징은 지중해의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해 맛도 뛰어나고 원물 그대로 재료를 사용해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리브유와 발사믹식초, 해산물 등이 대표적이다. 

   
▲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 제품에 표시된 원재료명. 건강에 좋을 것 같은 성분은 잘 보이지 않는다./사진=농심

하지만 농심의 '스파게티 토마토'는 이탈리아 정통 스파게티 맛을 구현하지도 못했고 웰빙과 건강 트렌드에도 부합하지 못했다고 본다. 마치 불량식품을 먹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원재료를 살펴봐도 몸에 좋을 것 같은 성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서 다양한 맛의 스파게티를 접하고 온다. 이탈리아 음식은 전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으로 알려진 만큼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이탈리아 음식을 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입맛이 매우 고급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농심은 '식탁에 앉아서 세계의 다양한 면메뉴를 즐길 수 있고', '간편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파게티를 모토로 이번 '스파게티 토마토'를 내놨다고 밝혔다. 하지만 높아진 소비자들의 취향과 입맛을 맞추는 데는 실패했다는 판단이다. 스파게티가 주는 건강한 맛도 살려내지 못했다.   

과거 농심은 짜파게티를 내놓으며 자장면의 대체재로서 큰 히트를 친 바 있다. 당시에는 소비자들의 입맛과 취향이 지금처럼 고급화되지 않았던 원인도 크다. 농심은 높아진 소비자들의 수준을 외면한 채 과거 히트를 쳤던 제품들의 향수에 젖어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모습이 농심에서 최근 몇 년 동안 히트 상품을 내지 못하는 원인은 아닐까. 지금의 소비자들은 좀 더 맛있으면서 현지 맛을 구현하고 건강에도 좋은 제품을 찾고 있다. 스파게티의 본질은 건강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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