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방안·임금피크제 등 둘러싸고 이견 팽팽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둘러싼 은행권 노사의 산별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노사는 주 52시간 근무제 및 임금피크제 개선 등을 둘러싸고 팽팽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교섭에 실패함에 따라 연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33개 노조지부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전날 중앙노동위원회의 주재로 열린 ‘금융노사 산별교섭 재개를 위한 제3차 조정회의’에서 7시간에 걸친 회의에도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중노위가 조정을 중단하면서 은행권 총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금융노조는 은행권 집회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쟁의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노조는 11일 33개 노조지부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여부를 결정한다.

노사는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도입방식을 두고 맞섰다. 노조는 모자란 인력은 충원해서라도 예외없이 모든 직무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측은 인사‧예산‧정보기술(IT) 등 20여개 예외 직무를 둬야 하며, 예외직무에는 유연근로제 또는 탄력근무제를 적용할 것을 주장했다.

노사는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등 쟁점사항에서도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정년을 63세로 늘리고 임금피크제 시행 연령을 현재 만 55세에서 58세 이상으로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인상률 4.7% △점심시간 1시간 일괄 오프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두고서도 사측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산별교섭 결과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종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은행들의 주 52시간 근무제를 단기간 내 도입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방안과 관련해 실제 도입은 산별교섭 결과를 보고 결정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교섭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연내 도입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