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을 놓고 청와대와 후보자 간 진실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올해 들어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1%대로 떨어진 4분의 1토막 난 것으로 분석됐다. 자본시장 대통령이라고도 불리는 기금운용본부장(CIO)직 공석이 길어지면서 국민연금이 방향성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을 놓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CIO는 국민연금이 관리하는 노후 자금 600조원을 운용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자본시장의 실질적인 ‘대통령’으로까지 비유되는 직책이다. 그러나 현재 1년 넘게 공석인 가운데 새 CIO 인선을 둘러싼 논란마저 불거졌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장하성 실장이 국민연금 인사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청와대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윗선의 개입, 코드인사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윗선에서 탈락 지시가 있다고 들었다’는 폭로가 나온 상황이라 여론은 청와대 쪽에 다소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고성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뉴욕사무소장이 지난 6일 사표를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연금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이로써 지난 2000년대 후반 이후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을 이끌어온 해외투자의 선봉장이 사라졌다. 

해외증권실장과 해외대체투자실장도 수개월째 공석인 상황이다. 국민연금 내에서 투자를 책임지는 중요한 보직들이 다수 공석이 된 셈이다. 국내 주식투자 관련 직책도 기금운용본부장은 물론 조인식 직무대리, 주식운용실장 등이 자의로 떠나거나 해임된바 있다. 

문제는 이렇게 인사 혼란이 가중되는 사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의 2017년 말 시장 대비 수익률은 26.3%에 이르지만 4월 말 기준으로 하면 –1.13%로 급전직하 한다. 아무리 시황이 나빠졌다지만 국민연금 수익률은 유독 낮다.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패시브 전략(시장 지수 추종 전략)을 추구했던 점이 올해 들어 악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체 전략을 결정해야 할 CIO 부재 또한 치명적이다. 현재의 투자 전략은 2016년 초 기금운용본부장을 맡은 강면욱 전 본부장이 세워놓은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CIO직 부재는 비상식적으로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자본시장 최대의 ‘큰손’인 국민연금에 맡겨진 600조원의 자금이 순식간에 ‘눈먼 돈’이 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크게 우려했다. 

실제 현재 국민연금 내부에서 기금운용본부장, 주식운용실장, 채권운용실장, 대체투자실장, 해외증권실장, 해외대체실장 등 주요 투자 실장 5자리 중 3자리가 비어 있어 투자전략 공백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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