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다스 소송 비용' 대납 사건과 관련해 이학수(72)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삼성측의 대납이 맞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한 사실이 10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검찰은 서증조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된 '이 전 부회장 자수서'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자수서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미국로펌 에이킨검프에서 근무하던 김석한 변호사에게 부탁을 받아 이 전 대통령의 미국 내 법률문제 소요 비용을 삼성에서 대신 납부하게 한 적이 있다"며 "그에 상응하는 형사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 전 부회장은 자수서에 "당시 회사(삼성)와 회장님(이건희)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며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잘못이라고 판단된다. 후회막급이다"라고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부회장의 자수서에 대해 "김석한이 다스 소송비를 구체적으로 지목해 얘기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하지만 이 전 부회장은 '청와대 관련 미국내 법률서비스 내용으로 기억한다'고도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이 이날 이 전 부회장의 자수서에 이어 공개한 피의자신문조서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조사 당시 검찰이 '미국 소송비 대납은 이건희 회장 사면 등 특검의 사후 조치를 기대한 것인가'라고 묻자 "사면만이 이유는 아니지만 협력하면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고 기대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은 뇌물 수수 및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3월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는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