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1.6% 유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로 동결했다. 주요 경기지표가 부진한 데다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전쟁 여파 등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인상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인상된 이후 8개월째 동결됐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한은은 또한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 등을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기존 1.6%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12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1.50%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 미 달러화 강세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앞으로 세계경제의 성장세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미국 정부 정책방향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설비 및 건설 투자의 조정이 지속됐으나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 흐름은 지난 4월 전망경로를 소폭 하회하겠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가격이 큰 폭 상승했으나 농축산물가격의 상승세 둔화 등으로 1%대 중반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초반으로 하락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반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대 중반 수준을 보이다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목표수준에 점차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반영해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은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다. 주가와 장기시장금리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증대로 상당폭 하락했다.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다소 축소됐으나,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주택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는 한편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