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리센룽 총리, 신남방정책 협력…과학기술‧공무원 교류 합의
   
▲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리셴룽 총리가 12일 오후 대통령궁인 이스타나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싱가포르 공동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전 리센룽(Lee Hsien Loong) 총리와 대통령궁인 이스타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과 한‧아세안 협력 방안,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상으로서는 15년만인 싱가포르 국빈방문을 통해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파트너인 싱가포르와의 우호‧협력 관계를 호혜적‧포괄적‧미래지향적으로 한 차원 격상시키고,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와 한-아세안 관계 증진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자 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리 총리는 문 대통령의 첫 싱가포르 방문을 환영하며, 신남방정책의 기조 하에서 앞으로 양국관계가 더욱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두 정상은 정상회담 이후 양국 기관간 3건의 약정(MOU) 서명식에 임석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번 회담의 주요 성과를 설명했다. 

먼저 두 정상은 정부와 국민간 교류를 확대하기로 하고, 정상 차원을 포함해 고위급 인사 교류는 물론 청년, 첨단 과학기술 분야 인재, 공무원 교류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또 현재 약 200억불 수준의 교역 규모를 대폭 늘리고, 이중과세방지협정의 개정도 조속히 마무리해서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양국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접목해 4차 산업혁명시대를 함께 준비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두 정상은 특히 이번 회담에서 해외 ‘스마트시티’ 분야에 공동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스마트시티 건설 협력을 통해 아세안 역내 도시간 연계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싱가포르 기업들의 프로젝트의 개발과 관리 능력과 우리 기업들의 IT기술력을 결합시키면 아세안 지역을 포함한 세계 스마트시티 분야를 함께 주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 기업이 공동사업을 발굴하고, 제3국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계획도 협의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리 총리와 신남방정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혁신’과 ‘회복력’을 기치로 더욱 역동적인 아세안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경의를 표한다”며 “오늘 한-아세안 협력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 정상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에서의 긍정적인 상황 변화에 대해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한 달 전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여정에 큰 공헌을 해준 것을 평가하고 사의를 표했다.

리 총리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 긍정적인 상황 변화를 이끌어 낸 우리 정부의 주도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러한 상황 변화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했다.

정상회담 종료 후 양국은 4차 산업혁명 기술 협력을 통해 첨단기술 획득 및 제3국 시장 진출기반 마련하는 ‘한-싱 4차 산업혁명 기술협력 MOU’, 수자원 관리‧폐수 처리 등 우리 물 관리 기술‧산업의 아세안 진출 기반 마련 및 기후변화‧대기오염 대응 등에 있어 양국간 공조를 강화하는 ‘한-싱 환경협력 MOU’, 한국과 싱가포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간 교류 활성화 및 공동 혁신과 국제화를 증진하는 ‘한-싱 중소기업 혁신 및 스타트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싱가포르 대통령궁 이스타나에서 할리마 야콥(Haiimah Yacob)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할리마 대통령은 이번에 문 대통령을 국빈 초청한 주체로서 공식 환영식은 양국 정상간 인사교환과 양국 국가연주, 의장대 사열, 방명록 작성, 양국 수행원과의 인사교환으로 진행됐다.

환영식에 이어 문 대통령은 할리마 대통령과 30분간 면담하면서 1975년 수교 이래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와 역내 평화‧안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심화‧발전시켜왔음을 평가하고, 양국관계의 발전 방안과 한‧아세안 협력 방안 및 한반도 정세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국이 2005년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싱가포르는 아세안 국가 중 우리의 2위 교역국이자 1위의 대한 투자국으로 양국간 견실한 경제협력이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했다. 

할리마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을 환영하면서 싱가포르가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 추진 중인 사업과 신남방정책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해 한‧아세한 협력을 함께 증진해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