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 프로야구 전반기 최종 순위표 1, 2위는 두산과 한화 차지였다. 

두산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예상되긴 했지만 사실 불안 요소를 안고 시즌을 출발했다. 7년간 에이스 활약을 해온 니퍼트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 등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모두 바꿨다. 후랭코프를 새로 영입했고, 롯데에서 뛰었던 린드블럼을 데려왔다. 

린드블럼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투수였고, 전반기 11승(2패)을 올리며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 후랭코프는 어땠나. 한 마디로 '복덩이'였다. 무려 13승(1패)을 거둬줬다. 두 외국인투수가 24승을 합작했으니, 두산의 편안한 1위 독주가 가능했다.

   
▲ 사진=두산 베어스


전반기 투수 개인타이틀 가운데 다승과 승률 부문 1위가 후랭코프였다. 후랭코프는 개막 후 13연승을 달리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일 kt전에서 2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며 첫 패전을 안았을 뿐이다. 승률 100%를 달리다 1패를 안아 9할2푼9리가 됐지만 독보적이다.

한화는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지만 돌풍을 일으킨 끝에 2위에 자리했다. 신임 한용덕 감독의 지도력 아래 선수들이 전에 없이 분발하며 놀라운 성적을 냈다.

한화 강세의 이유를 설명하는 여러 지표가 있겠지만 투수 부문 개인 타이틀 1위에 두 명이나 올라 있는 것이 상징적이다. 마무리 투수 정우람이 27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정찬헌(LG)의 19세이브보다 8번이나 더 세이브를 올렸다. 정우람이 주축이 돼 불펜 투수진이 경기 후반을 든든히 지켜준 덕에 한화는 역전승도 많이 올렸고 접전 상황에서 승리를 많이 따냈다.

   
▲ 정우람과 샘슨. /사진=한화 이글스


샘슨이 탈삼진 135개로 1위에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띈다. 몸값 70만달러밖에 안되는 '육성형 외국인투수'라던 샘슨은 9승(6패)이나 거두며 한화 투수들 가운데 최다승을 기록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의 기둥이 됐다. 탈삼진이 많은 것은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외에 이닝 소화 능력(110인, 전체 7위)도 뒷받침돼야 한다.

정우람과 샘슨이 없었다면 한화의 돌풍도 없었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가장 비중이 높은 평균자책점 부문은 외국인투수들의 각축장이다. LG의 베테랑 강속구 투수 소사가 2.58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린드블럼(2.77), 윌슨(LG 3.01), 후랭코프(3.26), 산체스(SK 3.42)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토종 투수 가운데 대표적인 좌완 에이스로 꼽히는 KIA 양현종이 3.48로 6위밖에 안되는 것은 씁쓸한 한국 야구의 현실이다.

소사는 탈삼진 131개로 샘슨과 격차가 4개밖에 안돼 2관왕도 노려볼 만하다.

중간 계투진에게 가장 큰 영예가 되는 홀드 부문에서는 넥센 이보근이 16홀드로 1위에 올라 있다. 넥센이 구단 안팎으로 여러 대형 악재에 시달리면서도 전반기를 5위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이보근을 중심으로 한 안정된 불펜진의 역할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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