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금융감독원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금감원은 13일 오전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와 관련해 지난 6월부터 두 달에 걸쳐 여러 차례 회의 끝에 심사숙고해 결정한 내용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우선 금감원은 증선위가 재감리 요청의 근거로 내세운 법령과 규정을 따져보고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금감원은 증선위가 핵심 지적사항에 대한 '판단 보류' 결정을 내리고 재감리할 것을 요청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와 관련해 기자들을 상대로 백브리핑을 열겠다고 공지했다가 1시간 만에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을 만들기도 했다.

앞서 증선위는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시 누락을 '고의'로 판단했지만 지배력 변경과 관련해서는 재감리를 요청해 금감원으로 다시 공을 넘겼다. 증선위는 금감원의 기존 감리조치안으로는 회계 처리 기준 위반 혐의를 엄격하게 밝히고 처분 내용을 명확하게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을 이유도 꼽았다. 

당초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을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해석했다. 2015년 말 갑자기 회계 변경을 할 이유가 없다는 정황 때문이다.

그럼에도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직후인 2012~2014년의 회계 처리에 대한 타당성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금감원에 감리 조치안 수정을 요청했지만 금감원은 이를 거부하면서 양 기관 간 약간의 긴장 관계가 형성됐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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