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웠던 KTB투자증권이 이른바 ‘이병철 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인사 문제 등을 두고 여전히 잡음이 남은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이 지난 3월 이병철 체제로 자리 잡은 이후 안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3월 2일 최대주주가 권성문 전 회장에서 이병철 부회장으로 바뀌었다. 

   
▲ 사진=KTB투자증권


당시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 권 회장의 지분은 24.28%에서 5.52%로,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14.00%에서 32.76%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 그룹이 지분 일부를 사들여 현재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19.96%다.

지난 3월 15일 권 전 회장이 전격 사임하면서 회장-부회장간 경영권 다툼은 일단락 됐다. 본격적인 ‘이병철 체제’가 들어서면서 19년간 이어졌던 권성문 체제는 종언을 고했다. 권성문·이병철·최석종 대표이사 체제는 이병철·최석종 양자 대표이사 체제로 함께 바뀌었다.

이 부회장은 곧바로 새로운 경영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KTB네트워크 연내 코스닥 시장에 기업공개(IPO)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벤처캐피탈인 KTB네트워크는 KTB금융그룹의 전신으로, 현재 KTB투자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가 붙이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판하이그룹과 쥐런그룹은 KTB투자증권 지분을 각각 8.53%, 4.26%를 사들이면서 각각 2,3대 주주로 등극했다. KTB금융그룹은 이에 힘입어 중국과 아시아 시장 투자를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미국 KTB벤처스와 KTB태국증권 등 현지 자회사를 통한 투자기회도 모색 중이다.

투자은행(IB) 부문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이어졌다. IB본부와 투자금융본부로 운영되던 IB 부문이 고객과 기능별 소 본부로 바뀌었다. 기존 IB본부와 투자금융본부를 비롯해 기업금융본부, 구조화금융본부, 종합투자본부, 종합금융본부 등 6개 소 본부가 꾸려졌다. 금융그룹을 체계적으로 총괄하는 그룹전략부문도 신설됐다.

많은 것들이 바뀌는 과정에서 잡음이 전혀 없지는 않다. 지난 3월 권성문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이른바 ‘권성문 라인’이 함께 붕괴됐기 때문이다. 권 전 회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경영권을 두고 다퉈왔다. 결국 권 전 회장이 지난 1월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됐지만 조직 내에는 여전히 갈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

KTB투자증권 측은 이와 같은 조직 내 갈등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권성문 라인’ ‘이병철 라인’ 같은 건 없다는 게 KTB투자증권 측의 입장”이라면서도 “아직 조직 내 갈등이 봉합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현재의 경영전략들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과거 갈등의 흔적들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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