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이 프랑스-크로아티아의 결승전 한 판을 마지막으로 한 달여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결승전은 흔히 말하는 '빅매치'는 아니다. 프랑스는 대회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힌 강팀이어서 결승에 오른 것이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크로아티아가 프랑스의 결승전 파트너가 된 것은 이변에 가깝다.

어쨌든 두 팀의 결승전으로 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 사진=FIFA 홈페이지


객관적인 두 팀의 전력에서는 당연히 프랑스의 우세가 예상된다. 

프랑스는 1998년 자국 개회 대회 우승팀으로 20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준우승을 했다.

크로아티아는 프랑스가 우승한 1998년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3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당시 4강전에서 프랑스와 만나 한 골을 먼저 넣고도 1-2로 역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한 아픔이 있다. 하지만 이후 2002 한일 월드컵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3번 본선에 올라(2010 남아공 월드컵은 유럽 예선서 탈락)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피파 랭킹부터 프랑스가 7위, 크로아티아가 20위로 차이가 크다. 양 팀간 상대 전적에서도 5번 싸워 프랑스가 3승 2무로 한 번도 지지 않고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결승에 오르기까지의 여정도 두 팀은 차이가 많았다. 프랑스는 C조 1위, 크로아티아는 D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후 프랑스는 16강과 8강전에서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4-3승), 우루과이(2-0승)를 잇따라 물리쳤고 준결승에서는 또 하나 우승후보였던 벨기에를 1-0으로 꺾었다.

반면 크로아티아의 토너먼트는 고난의 행군이었다. 16강 덴마크전, 8강 러시아전, 4강 잉글랜드전 모두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두 차례 승부차기 고비를 넘기고 잉글랜드전에서는 만주키치의 연장 결승골로 극적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프랑스가 무난하게 결승 무대에 올라오는 동안 크로아티아는 3연속 연장으로 총 90분을 더 뛰어 사실상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했다. 더군다나 준결승을 하루 먼저 치른 프랑스는 나흘간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한 반면 크로아티아는 단 사흘의 휴식일 동안 쌓이고 또 쌓인 피로를 씻어내야 했다.

   
▲ 사진=FIFA 홈페이지 캡처


결승전을 체력으로만 따져도 프랑스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 전력의 주축이 만 20세가 채 안된 킬리안 음바페를 필두로 은골로 캉테, 폴 포그바, 라파엘 바란 등 20대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반면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 마리오 만주키치, 이반 라티키치,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 등 핵심 전력이 대부분 30대다.

그렇다면 '어우프(어차피 우승은 프랑스)'일까. 크로아티아가 보여준 투혼을 생각하면 섭섭한 얘기다.

크로아티아는 월드컵 역사상 3연속 연장 승부를 거쳐 결승까지 오른 유일한 팀이다. 그렇게 힘든 경기를 잇따라 치르면서도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누구 한 명 교체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상대 팀보다 더 많이 악착같이 뛰었다. 단순히 체력이 좋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다.

인구 416만명밖에 안되는 소국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결승에 오른 것 자체가 사건이었다. 프랑스는 크로아티아의 돌풍을 잠재우고 20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을까. 크로아티아가 다시 한 번 '투지 끝판왕'의 면모를 보이며 월드컵 역사에 남을 기적을 완성할까.

'빅매치'가 아닌데 의외로 흥미진진해진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이 오늘(15일) 밤 12시(한국시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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