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우성·방배13구역 등 7곳 관리처분계획 인가 받았거나 예정
재건축 사업 위해 내년 초까지 1만3400여가구 이삿짐 싸야
헬리오시티 등 입주 물량도 많아…지역별로 등락 엇갈릴 듯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 중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거나 예정된 가구수가 하반기(7~12월)에만 1만3000가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통상 2개월 뒤면 이주를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초까지 강남4구에서만 1만3000여가구가 이삿짐을 싸게 되면서, 최근 약세를 보였던 전세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2196가구)는 지난 2일, 송파구 잠실미성·크로바아파트(1350가구)는 지난 5일 각각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취득했다. 

또 계획대로라면 8월에는 서초구 반포우성아파트, 9월에는 서초구 방배13구역, 12월에는 반포주공1단지와 한신4지구 등이 예정돼 있다. 

서초구 반포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강남권 거주민들은 자녀 교육이나 직장 출퇴근 등의 이유로 살던 지역에서 멀리 벗어나려는 경향이 적다"며 "신규 입주 물량 등이 재건축 이주 물량에 미치지 못한다면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내림세를 이어 가고 있는 강남권 아파트 전세시장에는 미묘한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대비 0.02% 올랐다. 1월 마지막 주 0.02% 오른 이후 무려 14주만의 반등이다. 

강남과 송파·강동구에서는 떨어졌지만 서초구에서 0.14% 오른 영향이 컸다. 서초구 역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전셋값 약세를 보여 왔지만 지난주 오름세로 돌아섰는데, 이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이주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 서울시 관리처분계획 인가 예정 시기(위)와 강남4구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 추이(아래). /자료=부동산114 제공


사실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3월 이후 꾸준한 하락행진을 이어왔다.
 
부동산114 시세조사를 보면 3월 0.13%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4월 -0.30%, 5월 -0.41%, 6월 -0.53% 등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도 오히려 커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송파는 3월 0.2% 내린 이후 4월 -0.8%, 5월 -1.02%, 6월 -1.33% 등 5월 이후에는 하락률이 1%를 웃돈다.

최근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는 무엇보다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헬리오시티(9510가구) 등 예정된 대규모 신규 아파트 입주 영향이 컸다. 서초구에서도 잠원동 신반포자이와 반포동 반포래미안아이파크·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방배아트자이 등 약 3000가구가 하반기 입주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1만3000여가구가 재건축을 위해 이주에 들어가면서 전셋값이 다시 들썩이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규 물량이 어느 정도 있고, 이주 시점도 분산된 만큼, 과거와 같은 폭등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하반기 전세 시장은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 된다고 해도 급등하진 않을 것"이라며 "강남4구 중에서도 서초·강남과 송파·강동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또 "서초와 강남의 경우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면 소폭 상승하거나 기존의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반면 송파와 강동은 연말 시작되는 헬리오시티 입주에 내년 초 추가 입주 물량들이 가세하면서 전세 시장 역시 불안정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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