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불거진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학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 20명을 16일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와일드카드(23세 이상) 3명으로 김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조현우(대구FC) 월드컵 대표팀 멤버와 함께 황의조를 낙점했다.

황의조의 와일드카드 선발을 두고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뽑을 선수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하필 황의조냐라는 것이다.

공격수라면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석현준을 뽑는 게 더 나았다거나, 손흥민 황희찬 등 확실한 공격수 자원은 있으니 미드필더 쪽을 보강했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축구팬들에 의해 많이 제기됐다.

자연스럽게 김학범 감독이 성남 감독 시절 황희찬과 인연이 있었던 점이 부각되며 '제자 챙기기'라는 의혹의 시선도 많이 쏟아졌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LG 트윈스


이번 축구대표팀 황의조 논란은 앞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명단 발표 때 오지환(LG 트윈스) 발탁 논란과 상당히 닮았다.

나이 제한 없이 참가하는 야구 종목에는 와일드카드가 없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시 병역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병역미필 선수들의 대표 발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오지환은 올해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상무나 경찰청 입대까지 미룬 상태였기 때문에 그의 대표 선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은 오지환을 유격수 백업 요원으로 대표 발탁을 했고,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오지환 선발을 납득할 수 없다며 논란이 상당했다.

황의조와 오지환의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은 이렇게 비슷한 점이 많다. 둘 다 병역미필자라는 점, 확실하게 대표팀 주전감으로 꼽을 수 없는데 발탁돼 논란이 됐다는 점 등이 그렇다. 김학범 감독과 황의조가 같은 팀에서 지낸 적이 있는 사제지간의 인연이 있었던 것과 달리 선동열 감독과 오지환은 그런 인연이 없었다는 것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김학범 감독은 명단 발표 후 기자회견을 통해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한 배경을 설명했다. 학연-지연 등 개인적인 인연과는 상관없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 좋은 팀을 만든다는 생각만 했다고 한 김학범 감독은 "석현준보다는 황의조의 현재 컨디션이 좋다" "(유럽파 공격수)손흥민 황희찬 이승우의 합류 날짜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조별리그에 내세울 공격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선동열 감독이 오지환 선발에 대해 밝힌 이유는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확실한 백업 요원이 필요했다"는 것이었다.

논란과는 별개로 황의조나 오지환이 대표팀에 명함을 아예 못내밀 수준의 선수들은 아니다. 황의조는 올 시즌 J리그에서 15경기 출전해 7골을 넣으며 좋은 골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오지환은 전반기 타율 2할8푼1리에 6홈런 47타점 8도루의 나쁘지 않은 성적(실책이 13개로 많은 편이긴 했지만)을 냈다.

다만, 손흥민처럼 스스로 절대적인 입지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은 황의조나 오지환이 짊어져야 할 부담감이다. 황의조와 오지환에게는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축구와 야구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노리는 종목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야구는 한국이 아시안게임 단골 우승국인 반면 축구는 한국이 아시안게임 2연패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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