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이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했다. 이에 김 비대위원장은 6·13 지방선거 이후 내·외부적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한국당을 재건할 중책을 맡게 됐다.

한국당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차 전국위원회' 열어 전국위원 631명 중 363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 비대위원장 선임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국위 인삿말을 통해 "한국정치를 반역사적인 계파논리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권형 비대위 체제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당의 많은 분야를 바꾸는 것"이라며 "그렇게 생각하면 혁신(전권형)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국위를 통해 한국당은 김 비대위원장을 모시고 혁신비대위로 갈 것"이라며 "우리 당의 쇄신과 변화에 역할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혁신비대위가 무작정 늘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김 비대위원장과 당 지도부는 비대위가 전권형 체제로 나아갈 것임을 시사하면서 당 내 계파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나온다. 친박계를 비롯한 잔류파 등 당 일각에서는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관리형'에 머물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비대위원장은 올해 안에 전당대회가 개최되지 않을 수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내년에 전당대회를 여는 것도 고려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전날 열린 한국당 초선 의원 모임에서도 전권형과 관리형 비대위 체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이양수 의원은 모임 직후 브리핑에서 "비대위 체제를 전권형으로 갈 것이냐 관리형으로 갈 것이냐를 표결했는데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한 표 차이로 관리형이 높았다"며 "아직 견해차가 좀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비대위원 인선을 두고서도 계파갈등이 연출될 수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다음주까지는 비대위원 인선 기준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인사가 포함되느냐에 따라 내홍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안상수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 국민공모에서) 비대위원도 추천을 받았고 아주 훌륭한 분들이 리스트 돼 있다"며 "그 분들을 분과별로 나눠서 조를 잘 편성해 국정을 분석하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면 좋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