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인천항. 중국 소유 화물선 '스카이 엔젤' 호는 지난해 10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수출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을 싣고 인천항에 입항한 것으로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VOA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으로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싣고 한국에 입항했던 파나마·시에라리온 선적 선박들은 사실상 중국 회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박을 관리·감시하는 기구인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의 안전검사 자료에 이들 선박의 운영회사가 중국에 주소를 둔 것으로 명시돼 있다.

북한산 석탄을 싣고 작년 10월 2일 인천항에 들어온 파나마 선적 ‘스카이 엔젤호’의 회사명은 ‘다롄 스카이 오션 인터내셔널 시핑 에이전시’(Dalian Sky Ocean International Shipping Agency)로 등록돼 있다.

이 회사의 주소는 중국 랴오닝성 다롄 중산구였으며, 전화와 팩스 번호도 중국이 사용하는 국가 번호인 ‘86’이 적혀있었고, 지역번호는 다이롄 일대에서 통용되는 ‘411’로 기재돼 있었다.

작년 10월11일 포항으로 입항한  ‘리치 글로리’ 호의 소유주인 ‘싼허 마린’ 역시 다이롄의 사허커우 구의 한 사무실을 주소지로 등록해있었다. 다만 전화번호와 팩스 번호는 저장성 저우산의 지역번호를 사용 중이었다.

VOA는 “문제의 선박들은 제3국에 등록돼 운항하는 편의치적 방식이 이용됐지만, 실제 운영은 중국 회사가 하고 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스카이 엔젤호’는 올해 4월 이후 파나마에서 바누아투로 선적을 바꿔 운항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올해 초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산 석탄 거래에 중국과 홍콩, 호주, 영국, 버진아일랜드 등에 등록된 여러 위장 회사들이 관여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문제의 선박 2척은 지난해 10월 한국에 석탄을 하역한 이후에도 한국 항구에 다시 입항한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리치 글로리’ 호와 ‘스카이 엔젤’ 호는 각각 지난 2월20일과 21일 인천과 군산항에서 안전검사를 받았다. 

북한산 석탄 세탁과 운반에 동원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선박이 또 다시 한국 항구에 정박한 것이다.

현재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에 연루됐거나 불법 품목을 운반했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선박에 대해 유엔 회원국이 억류와 검사, 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