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리와 안아줘'가 호평 속에 종영했다.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가 19일 방송된 31, 32회를 끝으로 시청자들과 작별했다. 다소 무거운 주제, 이른바 '스타'를 내세우지 않은 모험적인 캐스팅 등으로 시청률이 아주 높지는 않았지만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 가운데 1위 자리를 지키며(32회 시청률 5.9%, 닐슨코리아)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리와 안아줘'는 살인사건으로 인해 엇갈린 삶을 살게 된 남녀의 기구한 운명을 그렸다. 드라마가 종영되면서 가장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남녀 주연을 맡은 신선한 얼굴 장기용과 진기주의 발견, 그리고 다시 한 번 확인한 허준호의 명품 악역 연기였다. 

   
▲ 사진=장기용, 진기주 인스타그램


장기용과 진기주는 12년 전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이름까지 바꾸고 살아가게 된 윤나무(채도진)와 길낙원(한재이) 역을 맡았다. 

사실 드라마 방영 전 두 주연 배우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다. 둘 다 지상파 미니시리즈 첫 주연이었다. 복잡한 심경을 상황에 맞게 표현해야 하는 만만찮은 배역이었다.

하지만 장기용과 진기주는 기대 이상으로 좋은 연기를 펼치며 드라마를 잘 끌고왔다.

두 사람은 '이리와 안아줘'를 만나기 전부터 전작들을 통해 전도 유망한 연기자로 꼽혔다. 장기용은 KBS2 '고백부부'와 tvN '나의 아저씨'에서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크게 주목을 끌며 예비 스타로 발돋움했다. 진기주는 JTBC '미스티'와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개성있는 연기로 시선을 끌었다.

장기용은 연쇄 살인마 아버지를 둔 어두운 성장 배경을 딛고 경찰이 돼 피할 수 없는 숙명과 맞부딪히는 어려운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 뿐만 아니라 진기주와 감정을 주고받는 섬세한 연기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진기주는 살인범의 아들을 사랑하는 인물로서 기복 있는 감정 연기에 몰두, 시청자들을 점점 빠져들게 했다. 장기용과 연기 호흡도 갈수록 잘 맞아 이른바 '케미'가 제대로 형성됐다.

둘은 첫 미니시리즈 주연작을 통해 한층 성장한 연기력을 보이며 이제 어떤 새로운 드라마에 주연 캐스팅이 된다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커리어를 만들었다.     

   
▲ 사진=MBC '이리와 안아줘' 홈페이지


허준호를 빼놓고 '이리와 안아줘'를 얘기할 수 없다. 윤희재 역의 허준호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연기를 압도적인 연기로 폭발시켰다. 서늘한 눈빛과 얼굴 주름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섬뜻하게 만들 수 있는 연기는 허준호가 아니면 누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역대급 악역을 탄생시킨 허준호의 연기는 긴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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