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투수 장원준(33)이 잇따른 부진 끝에 결국 불펜행을 자청했다. 8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좌완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장원준이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장원준이 투수코치에게 패전처리도 괜찮다고 했다더라"라며 장원준의 선발 로테이션 제외와 불펜 추격조(일명 패전 처리조)로 보직 변경 사실을 알렸다. 김 감독은 "이영하가 선발로 들어간다"며 장원준이 빠지는 선발 한 자리를 이영하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장원준은 롯데 시절이던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꼬박꼬박 10승 이상을 올려온 든든한 선발 요원이었다. 두산으로 FA 이적한 2015시즌부터 2017시즌까지도 12승, 15승, 14승을 기록하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고 두산의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 사진=두산 베어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구위 저하에 자신감마저 뚝 떨어져 14경기 등판에서 3승 6패에 그쳤고 평균자책점은 10.48이나 됐다. 5월 5일 LG전서 3승째를 올린 후에는 7경기 등판에서 한번도 승수 추가를 못하고 4연패에 빠졌고 최근 3경기에서는 4이닝을 넘겨 던진 적도 없이 잇따라 초반 대량실점 후 조기강판을 당했다.

장기간 많은 공을 던진 여파로 볼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예전같은 날카로운 구위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부진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김 감독은 장원준을 1군 제외하는 대신 중간투수로 등판시키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본인이 패전조를 자청하는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일단은 맡겨보려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바닥으로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한 장원준. 불펜 투수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구위를 찾아갈 것인지 관심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