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후반기 중위권 순위싸움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롯데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후반기 대반전'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삼성은 지난 주말 한화와 3연전에서 1패 후 2연승, 위닝시리즈로 마쳤다. 앞서 KIA와 주중 3연전 역시 1패 후 2연승했다. 후반기 들어 두 번의 3연전을 모두 위닝시리즈로 이끌었다.

   
▲ 22일 한화전에서 박한이의 끝내기안타로 승리한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 /사진=삼성 라이온즈


현재 삼성의 순위는 7위다. 43승 2무 51패로 승률이 4할5푼7리밖에 안된다. 그럼에도 삼성의 최근 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지난해 롯데를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지난 2017시즌 롯데는 전반기를 7위로 마쳤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며 치고 올라가 3위로 정규시즌을 마감, 5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도 전반기 막바지부터 놀라운 승률을 보여주며 상승세를 탔다. 후반기 연속 위닝시리즈 포함 최근 10경기서 8승2패를 기록했다. 1, 2위 두산과 SK(이상 6승4패)를 넘어서는 최고 승률 팀이 바로 삼성이었다.

지난해 롯데의 후반기 반등 원동력은 안정된 마운드였다.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손승락을 중심으로 불펜 필승조가 탄탄하게 뒤를 받쳐 놀랄 만한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삼성의 최근 상승세 역시 안정된 마운드가 이끌고 있다. 후반기 6경기를 치르면서 보여준 삼성 투수진, 특히 선발진의 분발이 눈에 띈다.

KIA전에는 보니야, 양창섭 백정현 순으로 선발 등판했다. 보니야가 5⅓이닝 2실점, 양창섭이 6⅔이닝 1실점, 백정현이 5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한화전에는 아델만이 7이닝 1실점, 윤성환이 6이닝 무실점으로 눈부신 피칭을 했고, 22일 경기에는 화요일 등판했던 보니야가 등판해 6이닝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6경기에서 선발진이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고 퀄리티 스타트를 4차례나 기록했으며 평균자책점은 2.25로 10개구단 가운데 가장 좋았다. 삼성의 시즌 팀 평균자책점 5.21(7위)과 비교하면 후반기 들어 선발투수들이 얼마나 좋은 피칭을 이어오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각 팀마다 마운드에 비상이 걸렸다. 부진에 빠지거나 부상, 누적된 피로 등으로 투수들의 이탈이 많아 대부분 선발 로테이션 짜맞추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 삼성 마운드의 신-구 조화를 대표하는 윤성환과 양창섭. /사진=삼성 라이온즈


반면 삼성은 아델만과 보니야가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해주고 있고, 부진에 빠졌던 윤성환이 드디어 살아났으며, 백정현과 신인 양창섭이 선발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마무리 심창민을 중심으로 장필준 우규민 최충연 등이 지키는 불펜도 든든하다.

여러모로 지난해 롯데와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삼성이어서 후반기 대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이 가을야구에 참가하기 위해 당장 따라잡아야 할 팀은 6위 KIA, 5위 넥센이다. KIA와는 1.5게임, 넥센과는 3게임 차다. 그리 격차가 크지 않다. 더군다나 두 팀 모두 최근 10경기서 3승 7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4번이나 우승했던 '삼성 왕조'는 지난 2년은 연속 9위로 떨어져 명가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올해 역시 전반기 7위로 옛 명성과는 거리가 있지만, 후반기 본격적인 순위싸움에 접어들면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이 '가을야구' 초청장을 받는다면 또 하나 반전 스토리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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