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마린온' 추락…수출 타격 가능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향후 실적 기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항공우주(KAI) 주가가 지난 17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해병대 상륙 기동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의 여파로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그간 중동·아프리카·동남아 등을 대상으로 추진하던 수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마린온은 KAI가 제작한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의 해병대용 개조 모델로, 앞서 KAI는 결빙과 낙뢰보호기능을 비롯한 수리온 품질 관련 오해 논란에 1년 이상 시달린 바 있다.

그러나 KAI는 수리온이 지난 6월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감항인증심의위원회에서 체계결빙 운용능력 관련 감항성을 인증받아 성능 논란을 해소하면서 육군 기동헬기 등을 수리온의 파생 모델로 대체하고 수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마린온의 추락으로 호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구매 의향을 표명했던 수리온의 후속 양산 및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 등에 악영향이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 시제 1호기/사진=방위사업청


특히 15년 안에 동남아·중남미 지역에 소리온 200여대를 판매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며, 오는 2023년까지 마린온 28대 도입을 검토하고 있던 육군 역시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현재 진행중인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KAI의 책임소재가 없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으나,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입는 것은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 10일 KAI 지분 5.99%를 2360억원에 매각하고 신규 투자 재원을 마련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지상방산·한화테크윈·한화시스템 등 자회사들의 선전에 힘입어 향후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3% 감소한 111억원이지만, 이는 미 항공기 엔진 제작업체인 프랫앤드휘트니(P&W)와 체결한 최신형 항공기 엔진(GTF엔진) 공동개발사업(RSP) 투자에 따른 것으로, 한화에어로는 이를 통해 항공기 엔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 6월11일부터 15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지상 방산 전시회 '유로사토리' 내 한화 방산계열사 통합 부스./사진=㈜한화


한화지상방산의 올 2분기 K9자주포 수출은 전년 대비 20배 이상 증가했으며, 한화테크윈도 올 연말부터 폐쇄회로(CC)TV를 생산하는 베트남 공장 본격 가동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한화디펜스의 비호복합 및 6X6 장갑차 '타이곤'을 비롯한 다른 방산부문 제품도 해외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화 방산계열사들은 오는 2025년 매출 12조원의 글로벌 10위권 방산기업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화시스템이 그룹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한화S&C를 흡수합병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400억원 이상 늘어나는 등 호재가 잇따를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의 KAI 지분 매각 당시 저점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으나, 재무부담 감소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하락하던 주가가 반등에 성공했다"면서 "KAI의 경우 이번 사건 조사 결과가 향후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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