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보수통합'을 기치로 내건 야권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범(凡)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 사이에선 정책적으로 연대하는 모습도 보인다.

한국당 재건을 위해 영입된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5일 바른미래당의 한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김 비대위원장이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직에 내정되기 하루 전으로, 해당 모임에 참석한 이준석 바른미래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SNS에서 "바른미래당 인사는 20%도 안되는 모임이었다"며 "바른미래당의 입장이 논의된 공간은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가 결국은 보수통합과 접점이 맞닿아 있다는 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이해찬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김 비대위원장은 보수통합에 대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참여정부 때 같이 했지만 우리보다는 좀 더 보수성향이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김 비대위원장은 과거 한국당에서 바른정당으로,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온 복당파를 요직에 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 김 비대위원장은 사무총장에 김용태·비서실장에 홍철호 의원을 임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복당파다 잔류파다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할 순 없다"고 했지만 사실상 복당파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계파색을 옅게 만들어 보수통합의 초석을 다진다는 해석이다.

이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정책 측면에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김용태 의원을 비롯한 김종석·추경호 의원과 바른미래당 이언주·정운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며 '시장경제살리기연대'를 발족했다. 그들은 발족 기자회견에서 "야권연대를 형성해 강력한 야당으로 거듭나는데 한알의 밀알이 된다면 그 것으로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선 주말에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좌장으로 있는 '새로운 공동체 공존' 포럼이 1박2일 일정으로 열리기도 했다. 10여년 이상 이어진 포럼에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당협위원장과 서울시·경기도 의원 다수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40~50대 개혁성향 정치권 인사들의 모임"이라며 "젊은 정치권 인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론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 지난 18일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