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23일 투신해 사망하기 전 남긴 유서에서 "모든 허물은 제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노회찬 원내대표는 '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으로부터 정치자금 5000만 원을 불법 기부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오던 중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고현장 아파트 17~18층 계단에서 노 원내대표의 외투를 발견했고, 외투 안에서 정의당 명함 및 신분증이 든 지갑과 유서로 보이는 글을 발견했다.

노 원내대표는 유서 3통을 남긴 가운데 2통은 가족에게, 나머지 1통은 당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빈소가 마련된 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의 의사에 따라 당원들에게 남긴 유서만 공개했다.

노 원내대표는 유서에서 "2016년 3월 두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000만 원을 받았지만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며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며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노 원내대표는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라며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노 원내대표는 유서에서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며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립니다"라고 언급했다.

   
▲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23일 투신해 사망하기 전 남긴 유서에서 "모든 허물은 제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