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1페니도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벌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마가렛 대처

   
▲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오른쪽)가 80세 생일파티에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그녀의 남편 필립공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은 수상직을 세 차례나 역임하며 ‘영국병’을 치료한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당시 영국인들은 매사에 방임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1970년대 영국 경제를 ‘무기력하다’고 정의 내리게 만들었다. 영국 국민들의 이 같은 모습은 국가에 모든 것을 의존하려 하는 ‘복지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영국병’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대처의 소신이기도 한 ‘시장경제 원리’였다. 대처는 “스스로 벌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원칙하에 영국을 시장경제 국가로 바꿔나간다. 물론 국가에 의존해 살려고 하는 게으른 시민들, 투쟁을 일삼는 노동조합원들, 그리고 대처를 견제하는 정치인들의 원성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에 굴하지 않았다. 

특히 재임 시절 ‘여성 자신’이라는 잡지와 인터뷰를 통해 “나는 우리가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시대를 거쳐 왔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한 사례는 유명하다. 일반 시민들이 “문제가 생겼다, 가서 보조금을 얻어와야지”라든가 “노숙자가 됐어, 정부가 반드시 내 거처를 마련해 줘야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대처는 “이 사람들은 자기들의 문제를 사회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이든 정부에 해결해달라고 요구하는 시민들, 또 그 요구를 들어주려는 정치인 모두에게 ‘자신들의 문제를 사회에 떠넘기려 한다’고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이는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슬로건으로 유권자를 유혹하는 한국 정치인과 다른 모습이다. 

일례로 최근 서울시 청년수당이 ‘구직활동’과는 무관한 유흥에 쓰이는 일이 많아 문제가 됐다. 청년들이 사회 진입을 위한 준비 시간을 벌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인 청년수당이 여행 자금이나 유흥비 등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었던 것이다. 해당 수당은 원칙적으로 ‘현금화’가 금지돼 있지만 이를 현금화에 악용한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이에 대한 반성은커녕 “여행가고 술 마시면 어떠냐”는 반응을 내놓았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고, 해당 예산이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음에도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는 것이다. 심지어 올해부터 지원 대상이 5000명에서 700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예산도 사업이 처음 시작된 2016년 89억원에서 올해 210억원으로 대폭 증액됐다. 

이 같은 인기에 영합한 정책으로 예산이 낭비되는 것도 문제지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지 않고 국가에 의존하려는 청년들의 마음가짐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스스로 노력해서 얻지 않은 재화는 아무리 많아 봐야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가의 도움으로 모든 것이 잘 될 것 같으면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지는 북한이 왜 여전히 가난을 면치 못하겠는가.

이는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허망한 이유와 궤를 같이한다. 북한의 그것과 우리의 정책이 다르다는 말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 정부의 정책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라고 명명하지 않았을 뿐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전제 하에 시행되는 정책과 닮아있다. 그리고 우린 역사를 통해 해당 이념이 국가 경제를 망가뜨리고, 모두 다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란 걸 알고 있다.

‘사회안전망’이라는 허황된 가치에 갇혀 내 삶의 주도권을 국가에 위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복지는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되는 것이 옳다. 사지 멀쩡한 사람이 청년이라는 이유로 수당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1페니도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벌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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