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신한금융이 올해 상반기 성적표를 쥐고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말 KB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넘겨준 이후 재탈환이 쉽지 않은 데다, 전통적으로 자랑하던 은행과 비은행의 고른 체력 분포도마저 경쟁 금융사들의 성장세에 밀려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25일 각사 IR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사들의 연결 기준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KB금융지주가 1조9152억원, 신한금융 1조7956억원, 우리은행 1조3059억원, 하나금융 1조30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기준으로는 하나금융이 26.5%, 우리은행 18.9%, KB금융 2.9% 순으로 올랐고 신한금융만 유일하게 4.9%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에 발생했던 신한카드 대손충당금(2800억원) 환입으로 실적이 일시적으로 내려가 나홀로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11%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상반기 금융사들은 전통 수익원인 이자이익의 증가세에 힘입어 비이자부문의 실적까지 상승해 순익이 사상 최대까지 반짝 증가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경험했다.

신한카드 충당금 여파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5% 하락한 신한금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자 장사'에 선방한 상태다. 은행권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의 상반기 NIM은 KB국민은행 1.71%, KEB하나은행 1.57%, 신한은행 1.56%, 우리은행 1.51% 순이다.

2분기 이상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외에 전 분기 대비 개선세는 신한은행이 0.07% 우리은행 0.01%으로 집계됐다.

   


최근 금융권은 전통적 수익원인 이자이익 성장 둔화세를 극복하고자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을 불리거나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등 새 수익원 찾기에 한창이다.

외형 성장 시 은행권의 이자 이익 외에 비은행 계열사들의 수수료 이익으로 실적에 돌파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 국민은행이 KB금융지주로 외형 확장을 시도한 것도 이 때문이고, 지난해 완전 민영화된 우리은행 또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통적으로 비은행과 은행권의 고른 포트폴리오를 가진 신한금융의 경우도 순이익 증가율 면에서는 비은행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순이익 증가율은 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15%, 비은행은 24%를 기록했다. 비이자이익 또한 17% 증가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현대증권과의 통합 작전과 KB손해보험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비은행 부문의 수수료이익 비중이 갈수록 높아져 신한금융만큼 체력 분포도가 다양해졌다.

올해 상반기 수수료이익 비중에서 비은행 의존도는 46.8%를 기록, 2016년 25.4%에서 2017년 42.5%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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