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판결의 온도'가 데이트 폭력 사건 판결에 일갈을 날렸다.

27일 오후 방송된 MBC '판결의 온도'에서는 4심 위원들이 데이트 폭력 사건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4심 위원들은 한 남성이 4년 6개월 간 교제했던 여성이 바람을 폈다는 이유로 폭행을 가해 사망케 했지만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건에 대해 "살인죄로 처벌했어야 한다"며 크게 분노했다.

이에 신중권 판사 출신 변호사는 "때려죽인 것과 때렸는데 죽인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건 고의성의 문제다. 전자는 살인죄이고 후자는 상해치사로 처벌을 받는다"라며 이 같은 판결이 나게 된 법률적 근거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4심 위원들은 판결에 쉽게 동의하지 못했다. 이수정 범죄심리학 교수는 "판결문을 여러 번 읽어봤지만 인명 피해가 생긴 사건에 비해 너무나도 내용이 간단하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고, 주진우 기자 또한 "성의가 없는 판결문"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특히 이수정 범죄심리학 교수는 "지속적인 폭력이 있었을 것이다"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할 수도 있는 사건이다"라고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손경이 성교육 전문가는 "보통 이런 사건의 가해자들을 모아 분노 조절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늘 같은 범죄를 저지른다"며 "감정 조절이 아닌 이성이 판단한 것이다. 때리지 못하는 사람은 안 때리고 때릴 수 있는 사람만 때린다"고 전했다.

이수정 교수는 "데이트 폭력은 물리적인 것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언어적, 경제적, 심리적 학대도 모두 데이트 폭력이다"라며 "데이트 폭력을 일반 폭행죄로 처벌하면 안 되고, 최소한 피해자 보호가 가능한 가정폭력 정도의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사진=MBC '판결의 온도' 방송 캡처


이날 '판결의 온도'에서는 손경이 성교육 전문가가 데이트 폭력을 감지할 수 있는 5가지 테스트 방법을 공개했다. PC방에 함께 가볼 것, 술버릇을 확인할 것, 장시간 운전을 해볼 것, 식당 종업원을 대하는 행동을 지켜볼 것, 일부러 싸움을 걸어볼 것 등 무의식 중에 나올 수 있는 상대의 행동들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또한 손경이 성교육 전문가는 "나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며 뜻밖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나도 죽지 않으려고, 살기 위해 재판을 위한 공부를 했다. 이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당신이 판결을 제대로 했는지 고민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재판이 제대로 이뤄져 사람을 죽이지 않는 판결이 나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판결의 온도'는 사법부의 정식 재판을 통해 나온 판결들 중 주권자가 봤을 때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이슈들을 선정해 그 배경과 법리에 대해 논쟁하는 토크쇼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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