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사자군단이 폭염을 뚫고 연일 포효하고 있다. 여름은 역시 사자의 계절인가 보다.

삼성 라이온즈가 드디어 5위로 올라섰다. 선두권에 있는 팀들에게는 '5위쯤이야'겠지만 삼성에게는 '놀랍고도 대단한 5위'가 아닐 수 없다.

삼성은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3-1로 크게 이겼다. 이날 승리로 KIA와 대구 홈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넥센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삼성이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5월 중순까지 꼴찌였던 팀이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한여름 대반전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며 중위권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의 최근 성적은 더위에 지친 다른 팀들을 압도한다. 후반기 시작 후 12경기를 치르면서 삼성은 9승 3패, 승률 7할5푼의 초강세를 보였다. 2연승, 4연승을 했고 KIA전 스윕으로 다시 3연승 행진 중이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한 팀이다. 연고지 대구는 대표적으로 더운 지역 중 한 곳이어서, 이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훈련하고 경기하는 삼성 선수들이 더위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은 프로야구계에서 정설처럼 되어 있다. 지난 2년 연속 9위로 처지며 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삼성이 올해는 여름철 대분발을 통해 가을야구의 꿈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5위권 진입은 일시적인 것일까. 이번주 대진을 보면 삼성의 상승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이번주 NC 다이노스와 대구 홈 3연전, 롯데 자이언츠와 사직 원정 2연전을 치른다. 

NC는 현재 꼴찌다. 연승 기세의 삼성에 그리 두려운 상대가 못된다. 시즌 상대전적에서 삼성이 5승4패로 앞서 있는데다 앞선 6월초 맞대결에서 스윕을 한 좋은 기억도 있다.

이어 만나는 롯데는 삼성에게 '보약'이나 마찬가지다. 삼성은 올 시즌 롯데를 만나 10승2패로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했다. 삼성이 5위에 오르기까지 롯데의 승수 헌납이 결정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C, 롯데를 만나는 이번주 삼성이 승수 사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5위 싸움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의 최근 무서운 기세를 한여름 반짝 상승세로만 볼 수 없다. 투타가 갈수록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운드의 분발이 눈에 띄는데 후반기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3.07로 전체 10개 팀 가운데 단연 1위다. 특히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2.69밖에 안됐고 경기당 거의 6이닝씩은 책임을 져줬다. 

   
▲ 후반기 3경기 등판서 3연승을 올리며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양창섭. /사진=삼성 라이온즈


두 외국인투수 보니야와 아델만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고, 고졸 신인 양창섭의 눈부신 호투는 팀에 큰 활력이 되고 있다. 양창섭은 부상에서 복귀한 6월 중순 이후 7차례 등판에서 4승 1패로 호성적을 내고 있고, 특히 후반기 3경기 등판에서는 모두 승리투수가 됐을 뿐 아니라 평균자책점 0.48(18⅔이닝 1실점)의 초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롯데가 지난해 전반기 7위에서 후반기 대분발로 정규시즌 3위에 올랐듯 올 시즌 삼성도 전반기 7위에서 현재 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삼성은 6위 넥센에 1게임, 7위 KIA와는 2.5게임, 8위 롯데와는 3게임 차로 앞서 있다. 언제든 따라잡힐 수 있는 승차지만 최근 삼성의 승률과 기세는 추격자들에게 부러움과 함께 두려움을 안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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