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 재건을 위한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위용을 갖춘지 6일만에 휘청거리고 있다. '자격논란'에 휩싸인 김대준 비대위원이 사의를 밝혔고,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봉하마을 방문을 둘러싼 잡음도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 

김 비대위원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김 비대위원이 안타깝게도 사의를 표했다"고 알렸다. 이어 "자진사퇴를 하겠다고 했는데 언젠가 이 분의 입장과 제가 느끼는 바를 제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안타까운 일이고, 본인으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점도 있는 경우"라고 부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한국당의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시장 자율'을 기치로 삼겠다고 밝혀온 김 비대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당면한 문제를 짚고자 소상공인연합회 이사 출신 김 비대위원을 외부에서 수혈했다. 그러나 김 비대위원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신청한 전력과 음주운전·주거침입·절도 등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비대위는 대체 인사를 영입할 계획이다. 배현진 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비대위원 후임은) 젊은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고, 소상공인을 비롯한 국민의 목소리를 상세하고 실질적으로 담을 사람으로 선임하겠다"며 "한 분이 될지, 두 분이 될지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봐야 결과가 나오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별개로 이날 오후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김 비대위원장을 두고서도 말이 나온다. 2015년 2월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방문한 적은 있지만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을 제외하고 한국당 지도부가 봉하마을로 향하는 모습은 익숙하지 않은 상황.

6·13 지방선거 당시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문수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을 혁신한다는 미명 아래, 당의 역사, 이념, 정신, 정책, 인물 모든 것을 버리자는 식의 허무주의,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며 "노무현 정신을 따르는 인물을 누가 비대위원장으로 모시고자 했는지 정말 알고 싶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돌아가신 대통령의 묘역을 다 방문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묘역만 방문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맥락에서 가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이 같은 행보를 '외연 확장'과 '좌클릭'으로 보는 당 내·외부의 시각은 엇갈리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향후 비대위 체제 파열음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김대준 비대위원(우측)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밝혔다./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