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실시간 전력사용량·요금 파악 가능한 스마트계량기 전국 보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전기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국민 걱정을 잘 알고 있으며, 누진제의 경우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년 전 누진제 개편을 통해 요금 부담을 다소 완화했는데도 문제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 근본적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정책관은 "당시 개편이 실제 전력수급 및 국민의 전기료 부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정밀히 파악하기는 이르다"면서 "한시적으로 요금을 낮춰달라는 요청도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요관리 측면에서 누진제보다 더욱 전향적인 제도가 있을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주택용에도 계시별 요금을 도입,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그에 대한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계시별 요금제란 계절을 △봄·가을 △여름 △겨울 3개로 분류하고, 시간대를 최대부하·중간부하·경부하 3개로 분할해 전기료를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산업용·일반용에는 이미 적용되고 있지만, 주택용은 아직 가구별 실시간 사용량을 확인하기 어려워 도입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실시간 전력사용량·요금을 파악 가능한 스마트계량기(AMI)를 오는 2020년까지 전국에 보급할 방침이다. 현재 2400만 가구 가운데 537만 가구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18일 발표한 '제2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약 2000가구를 대상으로 계시별 요금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21년 세종시 전역에 적용할 예정이다.

박 정책관은 이밖에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유연탄 및 액화천연가스(LNG) 개별소비세 조정이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유연탄 발전량이 LNG보다 많아 지금 당장은 세제 개편으로 전기료가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고 부연했다.

세제 개편을 통해 발전용 유연탄의 개별소비세는 kg당 36원에서 46원으로 높아지는 반면, LNG 개별소비세는 91.4원에서 23원까지 인하된다. 이에 따라 유연탄 정산단가는 kWh당 81.2원에서 85.0원으로 증가하고, LNG의 경우는 112.1원에서 102.8원으로 줄어든다.

우리나라의 경우 발전원가가 낮은 발전기부터 가동한다는 점에서 향후 LNG 발전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유연탄 대비 가격이 높은 LNG 발전량이 늘어나면 전기료 인상 요인이 생길 수 있지만, 요금에 영향이 없도록 사후 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산업부는 최근 폭염으로 연일 빗나간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를 다시 전망하고 있으며, 지난 2주간의 전력사용 패턴 및 최근 기상 정보·냉방 수요가 전력사용량에 끼치는 영향 분석 등을 통해 8월 전력수요 전망을 재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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