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청와대의 '협치내각' 제안과 관련, "장관 한두 명 앉히는 건 아무 소용 없다. 정책 방향이 전환돼야 한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당장에는 협치라는 게 안되는 걸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을 예로 들며 "뭔가를 잘못 짚은 것 같으니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제안 배경에 대해서도 "경제의 미래가 안 보일 정도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실제로 여야가 합심하지 않으면 풀지 못하는 문제가 많다. 그런 이야기를 (문 대통령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한국당 인적쇄신의 필요성에 대해 "선거 때마다 현역 탈락률이 25~35% 된다. 우리 정치는 인물 교체를 계속 해왔다"며 "한국당 내 초선이 40명쯤 되는데 상당히 많이 (인적쇄신을) 했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인물 교체를 위한 기준이 설정돼야 한다. 기준이 없으니 계파논리가 생기고 정치가 더 혼잡해지는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보유세 인상을 찬성한 데 대해서는 "세목 안에서 보유세는 올리고 거래과세를 낮춰 부동산 전체의 세 부담은 똑같이 하면 대안으로 충분히 이야기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30일)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의 면담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에 관심을 안 두고 계셨다. 살아가는 이야기, 손자 손녀 보시는 이야기를 했다"며 "(비대위원장을) 열심히 잘 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봉하마을 방문에 대한 당 일각의 부정적 시각에는 "우리 정치가 기존 우리를 나누는 선을 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 선을 넘어 새로운 가치와 정책논쟁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