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PD수첩' 카메라 앞에 선 조현오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이 故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조선일보 측의 협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31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은 故 장자연 2부로 꾸며져 장자연의 죽음과 관련한 진실이 어떻게 은폐되고 감쳐줘 왔는지 추적했다.
이날 'PD수첩'에서는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한 '조선일보 방 사장'에 대해 파헤쳤다.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조선일보 내부에 방상훈 사장을 지키기 위한 이른바 대응팀이 꾸려졌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PD수첩'은 조선일보 측이 장자연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장자연 사건 수사의 총책임자였던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장자연 수사와 관련해) 조선일보 측이 거칠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로선 부담을 안 느낄 수 없다. 개인적으로 굉장한 자괴감과 모욕감이 들었고, 일개 경기경찰청장이 일을 서투르게 잘못 처리해서 정권 차원에 부담이 된다고 하면 부담을 안 느낄 수가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저 때문에 정권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듯 정권을 운운하며 심각하게 협박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두세 차례 찾아왔다"면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이름이 거명되지 않게 해달라', '왜 죄도 없는 사람이 자꾸 거론되느냐'는 시각으로 저희에게 항의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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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
최원일 당시 경기지방경찰청 형사과장 역시 "이동한 조선일보 기자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아야 하냐'고 물어서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래야 의혹도 풀지 않겠냐'고 했더니 '사람을 두 번 죽이는 것과 똑같다'고 하더라. 거기에 가는 것 자체가 죽이는 거라는 것이다"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동한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은 "조현오 청장을 만난 적도 없고, 압력을 넣은 적도 없다"며 경찰과의 접촉 자체를 부인했다.
그는 "대응팀 같은 소리 하고 있다. 말이 되냐. 우리가 무슨 압력을 행사하냐. 우리는 사정을 한다. '우리도 뭔지 알아야 될 거 아니냐'고 얘기한 게 압력이라면 압력일 것이다. 우리는 취재해서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취재했던 것이다"라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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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
한편 이날 'PD수첩'은 장자연 사건 5,000여 장의 수사 기록을 토대로 취재하던 중 조서 곳곳에서 경찰의 '봐주기 수사'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PD수첩'이 만난 복수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당시 수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당시 장자연과 동석한 사실이 있는 것을 밝혀진 또 다른 인물은 참고인 조사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학수 PD가 진행하는 'PD수첩'은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가 되기 위한 성역 없는 취재를 지향하는 심층 탐사 보도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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