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의 ICT 산업 성과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 발표
주력업종 다변화·스타트업 성장 사다리 구축 등 강조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최근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됐으며, ICT 신규 창업기업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비율도 경쟁국보다 저조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 캐피털 IQ'에 매출이 등록된 글로벌 ICT 기업 2만6588개사의 최근 10년 매출을 분석한 '주요국의 ICT 산업 성과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ICT 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유일하게 10%를 상회, 스웨덴(7.3%)은 물론 핀란드(6.9%)·미국(6.04%)·일본(5.96%), 독일(5.04%)을 크게 앞섰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기록한 10.35%는 'ICT 제조'가 7.1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통신'(1.91%)·'소프트웨어(S/W) 및 IT 서비스'(1.26%)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 경쟁국과 대조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ICT 산업 매출도 전년보다 8.7% 증가했지만 반도체 산업의 성장기여율이 82.8%에 달해 반도체를 제외하면 매출 상승률은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ICT 기업 성과 비교에서도 미국과 한중일 3국이 글로벌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가운데 미국은 작년까지 꾸준히 35%대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유지했고, 일본(11.8%)·중국(14.3%)·한국(9.7%) 순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들이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6.8%포인트 증가한 16.2%로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는 반도체 업종 호황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우리 ICT 기업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IT 서비스·소프트웨어·인터넷 등 서비스 업종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5% 미만이었고, IT 서비스와 인터넷의 영업이익률은 전 세계 업종별 평균을 밑돌았다.

규모별 분포에서도 한국은 매출 10억달러 이상 기업의 비율이 3.6%로 미국(22.8%)은 물론 중국(13.0%)과 일본(13.5%)에 크게 못 미쳤으며, 또한 매출 100억달러 이상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23.5%인데 비해 1억달러 이하 기업은 0.3%에 불과해 소수의 주요 대기업이 ICT 산업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과 일본은 매출규모에 관계없이 영업이익률이 비교적 고르게 나타나 기업 저변이 상대적으로 폭넓었다.

2009년 이후 설립된 ICT 신생기업 비중에서도 한국은 12.5%로 미국(27.9%)·중국(27.5%)·일본(15.2%)에 크게 뒤졌으며, 4차 산업혁명 관련 ICT기업 비율(3.9%) 역시 미국(11.1%)·중국(6.8%)·일본(6.3%)보다 낮아 한국 ICT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 저하를 시사했다.

김정균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ICT 산업 호황은 반도체의 영업이익률이 전년 12.1%에서 23.7%로 급등한 것에 기인하기 때문에 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으로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ICT 산업 내 주력 업종 다양화 및 관련 서비스업 육성·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성장 사다리 구축 등 ICT 산업의 혁신성과 역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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